현대자동차 쏘나타가 내수판매 침체 위기 속에서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2013년형 쏘나타 더 브릴리언트와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판매 호조 덕분이다.
국산차 가운데 역사가 가장 오랜 모델인 쏘나타는 27년간 중형세단 누적판매 1위를 지켜오고 있다. 특히 1999년부터 12년 연속 국내 베스트셀링카의 자리를 차지했다.
쏘나타는 1985년 ‘쏘나타’로 처음 등장한 뒤 6세대 동안 성장해 현재의 더 브릴리언트로 이어지고 있다.
신형 YF 쏘나타는 그동안 쌓아온 이미지와 제네시스, 에쿠스 등을 통해 검증받은 품질이 결합해 만들어졌다. 하지만 중형세단에서 보기 드문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소비자들의 호불호가 엇갈리기도 했다. 또한 최근 들어 각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가격을 낮춘 일본 및 독일 중형세단까지 등장해 예전의 판매량을 회복하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특히 지난 8월의 성적은 처참했다. 노조 파업에 의한 제작일수 감소와 국내외 경기침체가 겹쳐 최근 3년간 내수 최악의 실적(6784대)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설상가상으로 그동안 승승장구하던 글로벌 시장에서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전체 판매량이 4.6% 감소한 29만3924대를 파는데 그쳤다. 이는 지난해 2월 이후 16개월 만에 가장 낮은 판매 실적이다.
그러나 2013년형 쏘나타 더 브릴리언트와 하이브리드가 출시되며 분위기가 반전됐다. 9월 판매량(1만820대)이 올해 처음으로 1만대를 넘어섰고, 내친김에 현대차 전 차종 판매대수 1위도 탈환했다. #쏘나타 더 브릴리언트 출시 ‘귓가를 맴도는 새 소리, 햇살이 눈부시게 부서지는 파도……나의 동반자’ 현대차가 편의사양과 상품성을 대폭 개선한 ‘쏘나타 더 브릴리언트’를 출시하면서 선보인 TV광고 문구다. 현대차가 그룹 이미지 광고 캠페인 ‘리브 브릴리언트(Live Brilliant)’를 이번 쏘나타 차명에 적용했다는 것은 그만큼 차량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얘기다.
실제로 이 같은 홍보 전략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출시 이후 종전 YF쏘나타와 비교해 하루 평균 계약 대수가 20%가량 증가했다. 또한 브릴리언트의 젊은층 구매 비중이 25%가량 높아진 것도 브릴리언트 마케팅의 성과로 볼 수 있다.
브릴리언트의 달라진 점은 새로운 디자인의 전면가공 17인치 알로이 휠, 버튼배열 조정, 운전자 편의를 고려한 실내 디자인 및 플로어 콘솔, 고급스러운 센터페시아 등이다. 특히 스마트 폰으로 차량을 제어할 수 있는 텔레매틱스 서비스 ‘블루링크’를 적용해 편의성을 확보했다.
이밖에 전자식파킹브레이크(EPB), 플렉스스티어, 통합주행모드, 급제동경보시스템, 오토크루즈컨트롤, 전방주차보조시스템, 열선 스티어링 휠 등을 새롭게 적용했다. 하지만 가격은 2210만~2980만 원으로 이전 모델과 비슷하다. #쏘나타 하이브리드 반전 실적 쏘나타 하이브리드 역시 ‘국민차’의 부활을 이끌었다. 이 차는 연비가 뛰어나다는 강점이 있지만 가격이 다소 비싸다는 인식 때문에 판매부진을 겪어왔다. 그러나 가격을 250만 원 할인하고, 1% 초저금리 할부를 진행하자 분위기가 반전됐다. 2615만 원짜리 기본형에 할인이 적용되면 가격이 쏘나타 가솔린 ‘프리미어(2580만 원)’과 비슷해진다. 매달 1000대 이상 꾸준히 팔렸던 하이브리드는 지난달 2042대가 팔려 월간 최다 판매를 기록하는 등 인기몰이 중이다.
하이브리드는 올 9월말까지 1만628대가 팔려 전년(4885대)의 부진을 만회하며 쏘나타 전체 판매량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대차는 “고유가 시대에 고연비 차를 찾는 사람들이 증가했다”며 “동급 가솔린 모델과 비슷한 수준으로 구매 부담을 낮춘 게 소비자들의 호응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하고 있다.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강점은 21km/ℓ에 달하는 연비에 있다. 이는 쉐보레 경차 스파크(13~21km/ℓ)와 비슷하거나 더 뛰어난 수준이다.
쏘나타에 쓰이는 병렬형 하드타입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토요타와 GM 등이 사용하는 복합형 하드타입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비해 구조는 간단하면서 성능은 개선된 현대차의 독자적인 시스템이다. 특히 복합형이 상대적으로 복잡하고 큰 용량의 모터를 필요로 하는 반면, 병렬형은 간단한 구조와 작은 모터 용량으로도 구동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게 설계됐다.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미국 현지에서도 날개를 달았다. 최근 미국의 자동차 전문 컨설팅 업체인 오토퍼시픽사의 2012년 고객 만족도 조사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 부문에서 고객만족상을 수상했다. 현대차는 이번 수상으로 판매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쏘나타의 부활은 개소세 인하에 따른 수혜와 현대차의 마케팅 전략이 자리를 잡아가기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의 전반적인 분석이다. 그러나 정부의 정책이 올해로 끝나 가격이 환원되고 수입업체들의 물량공세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돼 낙관할 수만은 없다.
현대차 관계자는 “자동차 산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4분기는 물론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상승세를 탄 쏘나타의 마케팅을 강화해 지금의 분위기를 이어 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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