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 전자칠판에 열 손가락으로 터치∼ 터치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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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나노텍 기술 상용화 박차

미래나노텍 직원이 자사의 대형 멀티 터치스크린에 내려받은 피아노 애플리케이션(앱)
을 활용해 열 손가락으로 피아노 연습을 하고 있다. 미래나노텍 제공
미래나노텍 직원이 자사의 대형 멀티 터치스크린에 내려받은 피아노 애플리케이션(앱) 을 활용해 열 손가락으로 피아노 연습을 하고 있다. 미래나노텍 제공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는 주인공 존 앤더턴(톰 크루즈 분)이 커다란 화면에 두 손을 대고 이리저리 파일이나 사진을 옮기는 장면이 나온다. 장소를 옮겨 한국의 고등학교 교실. 4명의 학생이 동시에 대형 전자칠판에 수학문제를 푼다. 손가락으로 가볍게 터치하기 때문에 분필가루를 염려할 필요도 없다.

이 같은 생각을 현실로 바꾸는 기술이 곧 상용화된다. 11일 찾은 충북 청원군 오창과학산업단지의 미래나노텍에서는 ‘대형 멀티 터치스크린 패널’ 생산이 한창이었다. 경기 침체에 다들 어렵다고 하지만 이 회사는 공장을 새로 짓고 최근 200명의 직원을 채용하는 등 활기로 가득 차 있었다.

김철영 대표
김철영 대표
김철영 미래나노텍 대표(48)는 “대형 전자칠판용 멀티터치 기술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용될 것”이라며 “특히 정부가 2015년까지 2조2280억 원을 투자해 스마트 교육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한 만큼 교실이 획기적으로 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무균실(無菌室)을 방불케 하는 미래나노텍 공장에서는 하얀 방진복을 입은 직원들이 쉴 새 없이 대형 멀티 터치스크린 패널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완성된 터치스크린을 직접 써보니 열 손가락을 모두 사용해 그림을 그릴 수도 있었고, 영화처럼 영상을 자유자재로 조작할 수도 있었다.

스마트폰, 태블릿PC 사용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일반에도 친숙한 터치 기술은 ‘ITO 필름을 사용하는 정전용량 방식’이다. 하지만 이 기술은 패널 면적이 커질수록 저항이 높아져 20인치 이상 대형 디스플레이에는 적용하기 어렵다는 게 단점이다.

김 대표는 “우리는 ITO 필름을 사용하지 않는 ‘정전용량 방식’으로 이를 극복할 수 있다”며 “최대 70인치 대형 멀티스크린에도 터치 기술을 넣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새 운용체제(OS) ‘윈도8’ 출시를 앞두고 대형 터치스크린 패널에 수요가 많아지면서 미래나노텍 공장은 더욱 바빠졌다. 멀티터치 패널을 만드는 업체는 많지만 이곳처럼 대형 터치 패널을 만들 수 있는 곳은 드물기 때문이다.

한 글로벌 PC회사는 26일 미래나노텍의 멀티터치 기술을 적용한 21.5인치 올인원 PC를 선보일 예정이다. 미래나노텍 관계자는 “이 회사 외에도 세계적인 PC업체들이 대형 터치패널을 공급해 달라고 문의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2002년 설립된 미래나노텍은 지난해 2575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3500억 원, 내년에는 1조 원 매출이 목표다. 김 대표는 “불가능하지 않은 목표”라며 “20년 만에 1조 원 매출을 올려 벤처신화를 이룬 변대규 휴맥스 대표의 신화를 11년 만에 깨보이겠다”고 자신했다.

청원=정지영 기자 jjy2011@donga.com
#미래나노텍#기술 상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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