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파업 등의 영향으로 지난달 투자 생산 소비를 나타내는 지표가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경기악화에 대비해 기업들이 투자를 꺼리면서 8월의 설비투자는 전월대비 기준으로 9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8월 설비투자는 7월에 비해 13.9% 줄었다. 2003년 1월(―15.2%)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세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도 14.3%나 감소해 2009년 8월(―15.5%) 이후 3년 만에 가장 악화됐다. 민간기계(―19.3%) 운송장비(―26.5%) 등의 투자가 대폭 줄어든 영향이 컸다.
전체 광공업 생산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7% 감소하며 2011년 2월(―4%) 이후 1년 6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7월과 비교해도 0.7% 줄어 전월 대비 기준 3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소비수준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 역시 작년 같은 달보다 0.3% 줄어 1년 6개월 만에 내림세로 돌아섰다. 공장이 얼마나 가동되는지를 나타내는 제조업 평균 가동률도 8월에 73.8%로 2009년 8월(73.6%)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생산 감소에는 수출의 대들보 역할을 하는 자동차 생산이 지난해 8월보다 19.4% 감소한 여파가 컸다. 기획재정부 당국자는 “8월에 있었던 자동차 업계 파업이 산업생산 감소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재고율이 크게 상승한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8월 재고율은 116.8%로 2009년 1월(122.5%) 이후 가장 높았다. 기업이 제품을 생산했지만 경기악화로 팔리지 않아 창고에 쌓아둔다는 의미로 향후 산업생산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개연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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