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重 임단협 4년만에 잠정 타결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9월 27일 03시 00분


코멘트

기본급 15% 인상 등 합의

정리해고 문제를 둘러싸고 고공 크레인 농성이 벌어지는 등 심한 갈등을 겪었던 한진중공업 노사가 임금 및 단체협상을 잠정 타결했다. 한진중공업의 임단협이 타결된 것은 4년 만이다.

회사 측과 새로운 온건 성향의 한진중공업 노조는 ‘2009∼2012년 임단협’을 잠정 타결했다고 26일 밝혔다. 노사 양측은 △기본급 15% 인상 △생활안정지원금 등 1200만 원 지급 △공휴일 축소 △전 직원 상해·질병보험 가입 △경조사 지원금 인상 등에 합의했다. 노사는 또 유급휴직 중인 생산직 직원 500여 명이 빠른 시일 내 복직할 수 있도록 신규 수주를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한진중공업 사태는 2010년 12월 사측이 부산 영도조선소 생산직 직원 400여 명을 정리해고하자 당시 단일 노조였던 민주노총 금속노조 산하 한진중공업 지회가 정리해고 전면 철회를 요구하며 시작됐다. 노조는 총파업에 들어갔고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이 309일간 영도조선소 크레인에 올라가 고공 농성을 벌이면서 전국에서 ‘희망버스’를 타고 모인 지지자들과 사측의 물리적 충돌까지 빚어졌다.

복수노조제가 시행된 이후 온건 성향의 한진중공업 노조가 올해 1월 추가로 설립됐으며 전체 조합원 701명 중 571명이 가입해 기존 노조를 제치고 대표교섭권을 확보했다. 노사는 이달 초부터 임단협을 벌여 약 3주 만에 합의안을 마련했다.

김상욱 노조위원장은 “기존 노조가 정치투쟁에 발목을 잡혀 임단협을 체결하지 못하는 바람에 조합원들의 생계와 고용 불안이 극도로 악화됐지만 이번 협상 타결로 생존권을 보장받을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임단협 타결은 조선 경기 불황과 장기간의 노사갈등으로 어려움을 겪던 한진중공업에 새로운 출발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회사 관계자는 “신규 조선 물량 수주를 위해 노사가 힘을 합쳐 회사 경영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한진중공업#임단협 타결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