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美 특허소송 쇼크… 해외 언론의 시각은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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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에는 혁신의 기회 될 것”

애플과의 특허소송에서 완패한 것이 삼성전자에는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는 해외 언론의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정보기술(IT)업계의 판도를 바꿔놓을 중요한 특허소송이 배심원단에 의해 결정되는 미국 사법제도의 허점도 도마에 올랐다.

미 실리콘밸리에서 발행되는 일간지 새너제이머큐리뉴스는 25일(현지 시간) 배심원단이 평결을 통해 애플의 손을 들어준 것이 소비자가격 상승을 초래할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더 혁신적이고 다양한 기기들이 개발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에도 이번 평결이 위기이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 콜린 치앤 샌타클래라대 법대 교수는 “삼성전자는 매우 혁신적인 기업인 만큼 이번 평결에 빠르게 적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도 삼성전자가 지난해 8월 애플의 제소로 독일에서 판매금지 조치가 내려졌던 태블릿PC인 ‘갤럭시탭 10.1’의 디자인과 스펙을 바꿔 새 제품(갤럭시탭 10.1N)을 3개월여 만에 출시한 것을 주목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삼성은 이미 지난해부터 애플과 다툼이 되는 디자인 특허를 비켜갈 수 있는 디자인을 개발하고 있다는 것. 이 매체는 이번 평결에 따라 삼성 모바일 신제품의 출시 일정이 조정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으나 삼성 측은 “현재까진 바뀐 것이 없다”며 “예정대로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소셜미디어 전문 칼럼니스트인 하이든 쇼네시 씨는 26일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애플-삼성 평결이 큰 실수인 이유’라는 제목의 기고에서 “디자인은 혁신이 아니라 패션이며 시즌이 지나면 소멸되고 바뀌는 특징을 가진 지식재산권”이라며 배심원들이 과도하게 특허를 인정하고 배상액을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애플은 다른 회사가 모방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특허소송이 아니라) 다음 디자인을 개발하면 될 일”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AP통신은 복잡하고 기술적인 특허 재판에서도 평범한 시민들이 직접 평결을 하고 손해배상 액수까지 결정해야 하는지에 대해 미국 법률전문가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로빈 펠드먼 캘리포니아대 해스팅스법대 교수는 “이번 특허소송은 배심원들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했다”며 “우리는 이제 지식재산권 분야에 대한 사법제도를 이대로 둬도 좋은지 재검토해야 한다”고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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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애플#특허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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