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백화점 입점한 강릉 토종커피숍 ‘테라로사’… “우리 목표는 스타벅스 아닌 에르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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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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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용인시 신세계백화점에 매장을 낸 강릉 지역 커피전문점 ‘테라로사’의 김용덕 대표. 신세계백화점 제공
경기 용인시 신세계백화점에 매장을 낸 강릉 지역 커피전문점 ‘테라로사’의 김용덕 대표. 신세계백화점 제공
강원 강릉시에는 ‘테라로사’라는 이름의 커피전문점이 있다. 전 세계 농장을 돌아다니며 직접 구해온 커피원두를 볶고 추출해 판매까지 하는 이른바 ‘공장형 커피전문점’이다. 이곳에서 판매하는 커피는 커피 맛을 좀 안다는 애호가 사이에 명물로 통한다. 2002년 문을 연 테라로사는 강릉에 점포 3곳이 있으며 현재 연매출 100억 원가량을 올리고 있다.

‘강릉 토박이’였던 테라로사가 15일 경기 용인시 수지구 신세계백화점 경기점 지하 1층에 문을 열었다. 테라로사가 강릉이 아닌 수도권 백화점에 매장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세계백화점 나선권 식품생활담당 과장은 “3평 남짓한 공간에서 하루 매출 300만 원이 넘을 정도로 인기”라고 귀띔했다. 매장에서 만난 김용덕 대표(52)는 “백화점 진출을 계기로 서울은 물론이고 해외에도 매장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테라로사의 목표는 스타벅스가 아닌 에르메스와 아이폰”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3년간 스타벅스 커피는 세계적인 브랜드가 됐지만 맛도 최고일까요? 이제 사람들이 커피의 맛과 품질에 눈을 뜨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의 소규모 고급 커피 전문점인 ‘스텀프타운’과 ‘인텔리겐치아’가 스타벅스를 위협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향후 10년간 전 세계 커피시장에는 지각 변동이 올 거예요. 사람의 혀는 간사하지만 정직하거든요.”

은행원 출신인 김 대표는 1999년 명예퇴직한 뒤 이탈리안 음식점을 운영하다 후식 메뉴였던 커피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그는 요즘에도 에티오피아 과테말라 등지의 농장을 직접 돌며 원료를 구매하고 있다. 전 직원에게는 유럽과 미국으로 ‘커피 유학’도 보내준다. 최고를 맛봐야 최고의 커피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그는 “서울과 다른 나라에 진출해도 매장을 많이 내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에르메스처럼 품질이 확실하고 아이폰처럼 특유의 디자인과 감성이 있다면 무리하게 매장을 늘리지 않아도 세계적인 브랜드가 될 수 있다는 게 김 대표의 철학이다.

김 대표는 한국의 커피시장이 포화 상태라는 주장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했다. 김 대표는 “국내 커피 소비량의 80%가 인스턴트커피라서 원두시장은 무한한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지적했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신세계백화점#테라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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