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Dining 3.0/개발 뒷이야기]동원F&B‘양반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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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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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맛… 영양 만점… 죽 한사발로 건강 챙기세요

윤여태 동원식품연구원 식품개발팀 주임(왼쪽)과 팀원들이 양반죽 제품을 들고 포즈를 취했다. 동원F&B 제공
윤여태 동원식품연구원 식품개발팀 주임(왼쪽)과 팀원들이 양반죽 제품을 들고 포즈를 취했다. 동원F&B 제공

죽은 한반도에서 우리 선조가 곡식으로 만든 최초의 음식이다. 농경생활이 시작된 신석기 시대 주거지에서 발견된 토기가 그 증거다. 신석기 토기는 소성온도(그릇을 구운 온도)가 낮아 물을 많이 붓고 끓이는 죽 상태의 조리밖에는 할 수 없다.

이후 밥이 주식이 되면서 죽은 첨가한 재료에 따라 환자식, 보양식, 별미식, 주식 대용식, 구황식으로 발달했다. 죽은 곡식 알갱이가 풀어져 소화가 잘되는 데다 쌀을 비롯한 곡물이 주재료이기 때문에 밥을 대신하는 든든한 한 끼 식사가 된다. 조선시대 농업서적인 ‘임원경제지’는 “아침에 일어나 죽 한 사발을 먹으면 배가 비어 있고 위가 허한데 곡기가 일어나 보의 효과가 있으며, 부드럽고 매끄러워 위장에 좋다”고 적고 있다.

○ 죽 요리 현대화한 ‘양반죽’

죽이 대중적인 간편식품으로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은 것은 동원F&B가 ‘양반 참치죽’을 내놓은 1992년부터다. 죽은 집에서 정성스레 쑤어 먹는 음식이라는 고정관념 탓에, 소비자들은 처음에는 양반죽을 낯설어 했다. 하지만 이후 편의점이라는 당시로서는 새로운 시장에서 양반죽 브랜드의 참치죽, 전복죽 등은 뛰어난 맛과 편리성으로 인기를 끌게 됐다.

양반죽은 2001년 전복죽을 내놓고 50억 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가공죽 시장 점유율 40%로 1위를 차지한 이래 올해까지 12년 연속 업계 선두를 지키고 있다. 동원F&B가 양반죽 브랜드로 판매한 2억 개의 죽(2200억 원어치)은 한 줄로 늘어놓으면 서울과 부산을 24차례 왕복할 수 있는 양이다.

편의죽 시장 규모가 연간 430억 원으로 늘어난 현재도 양반죽의 성장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양반죽은 매년 20% 안팎의 매출 증가를 기록하며 국내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동원F&B는 올해 양반죽 단일 브랜드 매출을 300억 원 이상으로 잡고 있을 정도다.

양반죽은 처음부터 편의죽으로 개발한 제품은 아니다. 참치캔이 주력제품인 동원F&B로서는 참치를 활용한 다양한 레시피와 가공식품 개발을 진행했는데, 양반죽 첫 제품인 참치죽은 그 결과물이었던 셈이다. 연 매출도 초반에는 20억 원 정도에 불과해 사내에서조차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동원F&B는 편의죽이 참살이(웰빙)식품으로 인기를 끌 것으로 보고, 고급 죽의 대명사인 전복죽을 개발했다. 이 같은 전략은 적중했고 동원F&B는 이후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익숙한 야채죽, 밤단팥죽을 내놓으며 업계 선두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했다.

○ 100% 국산 찹쌀과 전통조리법으로 빚어낸 맛

양반죽은 100% 국산 찹쌀을 사용하고 맛을 내는 부재료도 푸짐하게 넣고 있다. 전복죽의 경우 다른 브랜드에 비해 전복 함량이 2배가량 높다. 제품별로 참기름, 김 등의 소스를 별첨해 기호에 따라 이를 더하거나 뺄 수 있도록 한 것도 까다로운 소비자들을 사로잡는 데 힘이 됐다.

모든 원료를 처음부터 함께 넣고 끓이는 전통 죽 조리법을 채택한 것도 편의죽 시장에서는 동원F&B가 거의 유일하다. 끓인 흰죽을 밀봉한 뒤 여기에 다시 열을 가해 살균을 하는 과정을 거치면, 두 번이나 열이 가해지며 죽 안의 쌀 모양이 깨지거나 부서져 맛과 식감이 떨어진다. 양반죽은 이를 피하기 위해 죽 전용용기와 살균기를 도입해 물과 찹쌀, 부재료를 처음부터 전용용기에 넣어 한 번에 끓여낸다.

죽 전용용기는 조리, 보관 과정에서 재료가 용기 단면에 눌러 붙지 않도록 만들어졌다. 또 제품을 흔드는 방식의 살균기를 도입해 집에서 국자로 잘 저어가며 끓인 죽처럼 각 재료의 맛이 골고루 죽 안에 배어들 수 있도록 했다.

○ 해외에서도 잘나가는 양반죽

양반죽은 국내 시장에서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젊은 직장인과 학생들의 간편식, 영양식으로 인기가 높다. 2001년부터 해외 수출을 시작한 양반죽은 현재까지 미국과 일본 지역을 중심으로 700만 개가량이 팔려나갔다. 특히 젊은 여성들의 다이어트에 대한 관심이 높은 일본에서는 양반죽은 저칼로리 영양 다이어트식으로 통하고 있다.

양반죽은 참치죽과 전복죽, 단팥죽, 호박죽, 야채죽, 타락죽 등 18가지 제품이 있어 입맛과 용도에 알맞게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동원F&B는 이 같은 상황에 만족하지 않고 신규 고객을 확보하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기 위해 다양한 소재를 활용한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올해 안으로 사골과 찹쌀로만 끓인 사골죽, 국내산 원재료만 사용한 명품 한우 야채죽 등의 신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동원식품과학연구원 식품개발팀 윤여태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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