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사진)이 20일 미국 시장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출장길에 올랐다. 지난해 동일본 대지진 영향으로 미국 시장에서 판매 하락세를 면치 못했던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 자동차업체 ‘빅 3’가 올해 들어 물량 공세를 퍼부으며 현대·기아차를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도요타는 미국 시장에서 전년보다 매출이 26.1% 증가한 데 반해 현대·기아차 증가율은 4.8%에 그쳤다.
이날 전용기 편으로 미국으로 떠난 정 회장은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현대차 미국 판매법인의 업무보고를 받고 판매전략을 점검한 뒤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과 기아차 조지아 공장을 차례로 방문해 생산되는 차량의 품질을 점검할 계획이다. 앨라배마와 조지아 주지사를 만난 뒤 주말경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이번 미국 출장에서 일본 자동차 빅3의 물량 공세에 가격 인하로 대응하지 않고 ‘제값 받기’를 통해 브랜드 가치를 올리는 내실경영을 강조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유럽발 경제위기의 영향으로 세계 자동차 시장이 침체되는 상황”이라며 “정 회장의 이번 방문은 현대·기아차의 최대 해외시장인 미국의 상황을 집중 점검하고 이에 따른 대응 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 신격호 회장, 국내매장 ‘긴장 드라이브’ … 불시에 현장 기습 방문 ▼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90·사진)이 최근 주말마다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점포를 기습적으로 방문하며 현장을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황으로 유통업계가 매출 부진을 겪자 신 총괄회장이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으려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신 총괄회장은 홀수 달은 한국에, 짝수 달은 일본에 머물며 이른바 ‘셔틀 경영’을 해왔지만 지난해 3월 동일본 대지진 이후 주로 한국에 머물고 있다.
20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회장은 최근 주말이면 운전기사만 대동한 채 사전 통보 없이 수도권의 롯데백화점 매장을 방문하고 있다. 비상연락을 받고 나온 점장에게 주로 매출 현황과 선호상품 등에 대해 묻는 것으로 전해졌다.
12일에는 경기 구리점에 들러 백화점과 롯데마트의 영업 현황 등을 물어봤으며 서울 잠실점에서는 리뉴얼 현황을 꼼꼼히 챙겼다. 일본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복합쇼핑타운인 롯데몰 김포공항점을 3, 4차례 방문했으며 지난해 12월 개장한 프리미엄아울렛 파주점에도 들렀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회장이 원래 현장을 중시하는 경영 철학을 갖고 있다”며 “매장을 방문할 때 아무런 연락을 안 하는 것도 오래된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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