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5도 이상일 땐 점심시간 1시간 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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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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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제철소, 근로능률 저하 막기 ‘폭염과의 전쟁’

STX조선해양 진해조선소 직원들이 작업 중 휴식 시간에 시원하게 냉각된 수박을 나르
고 있다. STX조선해양은 혹서기 직원들의 체력 보충을 위해 매주 수박과 함께 삼계탕,
장어국 같은 보양식도 제공하고 있다. STX조선해양 제공
STX조선해양 진해조선소 직원들이 작업 중 휴식 시간에 시원하게 냉각된 수박을 나르 고 있다. STX조선해양은 혹서기 직원들의 체력 보충을 위해 매주 수박과 함께 삼계탕, 장어국 같은 보양식도 제공하고 있다. STX조선해양 제공
“요즘 같은 날씨라면 배의 철판 위에 계란을 깨뜨릴 경우 바로 익을 겁니다.”

최고 37도까지 올라가는 폭염 속에서 조선소와 제철소 근로자들은 한 시간만 일해도 녹초가 된다. 조선소는 대부분 혹서기에 문을 닫고 휴가를 떠나지만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로 인도일이 정해져 있는 선박을 건조하는 근로자들은 마무리 작업을 위해 휴가도 반납하고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뙤약볕을 피할 곳도 없는, 달궈진 철판 위에서 용접과 도장, 그라인딩 작업을 해야 하는 데다 안전을 위해 두꺼운 작업복과 작업모까지 써야 해 하루 종일 비 오듯 땀이 쏟아진다고 조선소 직원들은 말한다. 이 때문에 조선소와 제철소는 무더위와 작업장에서 발생하는 열로 이중고를 겪는 직원들의 건강관리를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고 있다. 조선소는 대부분 혹서기 기온에 따라 작업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절해 직원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6월 5일부터 10월 2일까지를 ‘혹서기’로 지정했다. 이 기간에는 매일 오전 11시 50분 기온을 측정해 28.5도 이상일 때는 점심식사 시간을 30분, 32.5도 이상일 때는 1시간 연장해 직원들의 작업 능률이 떨어지지 않도록 하고 있다. 현대중공업도 다음 달 31일까지를 혹서 기간으로 정해 점심식사 시간을 30분 늘렸다. 점심시간이 길어져도 퇴근 시간은 종전과 같다.

점심 특식으로 보양식을 내놓거나 땀으로 흘린 수분을 보충하도록 과일이나 음료를 제공하기도 한다. STX조선해양은 6월부터 매주 수박 620통을 구입해 목요일마다 조선소에서 수박파티를 벌인다. 삼성중공업은 한방갈비탕, 전복닭다리백숙, 닭해물찜 등 보양식을 마련해 축난 직원들의 체력을 보충하고 있다.

포스코는 27일 중복을 하루 앞두고 제철소 안에서 일하는 직원들을 위해 시원한 팥빙수 파티를 벌일 계획이다. 포스코는 고열작업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을 위해 진료팀이 공장을 찾아다니며 진료활동을 벌이기도 한다.

건강상담뿐 아니라 현장 위생관리 상태도 확인한다. 또 더위로 피로도가 높아진 야간 근로자들이 휴식시간에 더위를 피해 잠을 잘 수 있도록 수면실도 운영한다.

조선소와 제철소 곳곳에는 얼음을 보관하는 제빙기와 냉온수기, 샤워장이 마련돼 있다. 직원들의 체열을 조금이나마 떨어뜨리기 위해 작업복 안을 시원하게 냉각시켜주는 에어쿨링 재킷을 지급하기도 한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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