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FTA, 노동집약산업-농업에 큰 피해”

  • 동아일보

대외경제정책硏 세미나 “10대 수출입 품목 중 4개 겹쳐”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면 양국 간 분업이 심화되면서 한국은 노동집약적 저부가가치 산업과 농업 부문에서 큰 피해를 볼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과 한국국제경제학회가 17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한 ‘한중 FTA의 경제적 효과와 추진 전략’ 세미나에서 김영한 성균관대 교수(경제학)는 주제 발표를 통해 “한중 FTA는 양국 간에 이미 진행되고 있는 수직적 분업구조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교수는 지난해 기준 두 나라의 10대 수출입 품목 중 평판디스플레이, 반도체, 철강판, 무선통신기기 등 4개가 겹칠 만큼 양국 간 산업구조는 비슷해졌다고 설명했다. 같은 산업 내 교역이 늘었다는 건 동일 영역 내에서 가격 및 품질, 노동집약적 성격에 따른 분업이 강화돼 고부가가치 품목이 아니면 한국 제품이 설 땅이 좁아진다는 뜻이다.

김 교수는 “수직적 분업구조 심화는 한국 내 노동집약적 저부가가치 산업과 농업 부문의 공동화(空洞化)를 불러올 것”이라며 “한국은 우선 고부가가치화를 위한 구조조정 정책, 과도기를 책임질 사회안전망 구축을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중 FTA를 통해 중국의 각종 수입 규제 등 비관세 장벽을 낮추는 한편 현지에 투자한 한국 투자자를 보호하는 조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인교 인하대 교수(경제학)는 “중국은 FTA 협정에 비관세 장벽 해소를 명시하는 데 소극적이며 중국에 대한 한국 투자의 자유화나 투자자 보호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런 부분을 관철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FTA#노동집약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