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하는 금융수장들… 소통-이미지 메이킹-고객 유치 ‘1석3조’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2일 03시 00분


김석동 ‘페친’과 번개모임… 권혁세 ‘캠퍼스토크’ 순회… 민병덕 ‘카카오스토리’ 애용
대중과 거리좁혀 정책홍보 신세대 고객 잡기에도 한몫

김석동 금융위원장, 권혁세 금융감독원장, 민병덕 KB국민은행장,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 최기의 KB국민카드 사장 등 금융당국 최고 당국자와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들이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캠퍼스 토크’를 통한 대중과의 거리 좁히기에 나서 주목받고 있다.

김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의 한 맥주집에서 ‘페이스북 친구(페친)’ 1000명 돌파를 기념한 ‘번개모임’을 열었다. 장관급 당국자가 아주 이례적으로 일반인과 소통 자리를 마련한 데다 이 자리에서 “식당, 세탁소 등 영세 신용카드 가맹점의 우대 카드수수료율을 현 1.8%에서 1.5%로 낮추겠다”는 정책목표까지 제시했다. 김 위원장은 트위터(@isdkim123)를 통해서도 그리스 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금융위 간부회의 내용, ‘바꿔드림론’ 등 금융위가 추진하는 정책 홍보, 젊은 시절 창업 실패 후 좌절감, 금융위의 대학생 금융정책 알리미들과 보낸 한때 등을 낱낱이 소개하고 있다.

권 금감원장은 지난해 11월부터 매달 대학 한 곳을 방문해 ‘캠퍼스 토크’를 개최하고 있다. 대학생들이 “가계부채 해소를 위한 금감원의 대책은 무엇인가” “카드수수료율을 정부가 결정하는 게 옳은 일인가” 같은 날카로운 질문을 쏟아내 답하느라 종종 진땀을 흘리기도 한다는 후문이다. 권 원장도 지난달 27일 충남대 캠퍼스 토크에서 “은행들이 공동 출자해 다중채무자의 부채 인수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목표를 내놓았다.

민 KB국민은행장은 토종 모바일 메신저인 ‘카카오톡’에서 선보인 사진 공유 전문 SNS 카카오스토리를 애용한다. 민 행장은 카카오스토리에 과거 자신이 복무했던 1기갑여단에 다녀온 사진, 5월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야구장에서 시구자로 나선 사진 등을 올리고 직원들의 사진에는 “고생이 많다” “열심히 하고 있다”는 댓글을 달며 격려하고 있다.

트위터를 애용하는 정 현대카드 사장과 페이스북을 선호하는 최 KB국민카드 사장은 널리 알려진 SNS 애호 CEO들이다. 두 사람은 카드수수료율 논란 같은 민감한 이슈가 있을 때마다 자신의 의견을 적극 제시하고 일반인이 보낸 멘션에 일일이 답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최 사장은 심지어 아파트 관리비 할인혜택을 제공하는 자사의 카드상품 가입을 독려하기 위해 자신의 아파트 관리비 고지서를 공개하는 ‘인증샷’까지 올렸다.

전문가들은 금융권 CEO가 SNS 소통에 적극적인 이유를 ‘고객에게 대면(對面) 서비스를 제공하고 신뢰가 특히 중요한 금융업종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하고 있다. 반면에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표현명 KT 사장, 이재웅 다음커뮤니케이션 창업자, 김낙회 제일기획 사장 등 재계 CEO들은 한때 SNS로 활발한 소통을 했다가 중단했거나 잠정 중단한 상태다. 이장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젊고 혁신적인 CEO’라는 이미지 메이킹을 할 수 있고 신세대 고객을 직간접적으로 유치할 수 있다는 점 또한 빼놓을 수 없는 효과”라고 지적했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SNS#금융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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