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학습효과? 美産 쇠고기 소비 급속 회복

  • 동아일보

50일만에 예년의 65% 수준… 과거 식품사고보다 2배 빨라

미국산 쇠고기 소비심리가 빠르게 되살아나고 있다. 4월 26일 미국에서 광우병에 걸린 젖소가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급락했던 미국산 쇠고기 국내 판매는 약 50일 만에 이전의 65.3% 수준으로 올라섰다.

전문가들은 “미국산 쇠고기 소비가 빠르게 회복되는 것은 소비자들이 과거 경험을 통해 ‘먹어도 문제없다’는 점을 알게 돼 이른바 ‘광우병 괴담’에 따른 불안이 희석됐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18일 농림수산식품부와 이마트 등에 따르면 대형 유통업체 5곳의 전국 점포 1053곳에서 미국산 쇠고기는 6월 둘째 주(6월 6∼12일) 5억9162만 원어치가 팔렸다. 광우병 발생 전인 4월 셋째 주(4월 18∼24일) 9억575만 원의 65.3% 수준이다.

미국산 쇠고기 소비는 기존 식품 안전사고와 비교했을 때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먹거리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사고 전 소비의 50% 수준을 회복할 때까지 통상 100일 이상 걸렸는데 미국산 쇠고기는 50일이 채 걸리지 않은 것이다. 2004년 이른바 ‘불량만두 사건’이 터진 후 CJ제일제당의 만두 제품은 조사 결과 무혐의로 판명났는데도 104일 후에야 평소 판매액의 50%를 회복했고, 2008년 ‘쥐머리 새우깡’ 사건 후 농심 새우깡은 이 기간이 106일 걸렸다.

소비 및 심리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미국산 쇠고기 소비 회복세가 빠른 것은 실체를 알 수 없는 부정적 정보보다 경험으로 체득한 정보의 힘이 더 크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성영신 고려대 심리학과 교수는 “처음에는 광우병을 잘 알지 못해 크게 불안해하던 소비자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먹어도 별문제 없다’는 경험을 쌓았고, ‘값이 싸다’, ‘호주산보다 맛있다’ 등 긍정적 태도도 갖게 돼 (괴담에) 흔들리지 않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미국산 쇠고기#광우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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