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턴 기업엔 ‘당근’ 팍팍” 정부, 유치 팔걷어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25일 03시 00분


코멘트

의류 등 5개 업종 TF 만들고 KOTRA 안에 지원센터 설치
법인세-소득세 감면 혜택 수출신용 보증한도도 늘려

정부가 생산시설을 해외에서 다시 국내로 옮기는 ‘유턴 기업’ 유치에 적극 나선다. 산업 공동화를 막고 일자리를 늘리기 위한 조치다. 우리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도 유턴 기업 지원에 공을 들이고 있다.

▶본보 22일자 B1면 참조 美기업, 본국 U턴 붐

지식경제부는 조석 2차관 주재로 한국의류산업협회,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등 10개 업종별 단체, KOTRA 관계자 등과 함께 24일 회의를 열어 유턴 기업 지원대책을 논의했다. 이 회의에서 지경부는 유턴 기업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액세서리, 의류, 신발, 전자, 기계의 5개 업종별 태스크포스(TF)를 만들기로 했다. 또 KOTRA 안에 ‘유턴 기업 지원센터’를 설치하고 중국 칭다오(靑島) 등 KOTRA 해외무역관에는 ‘유턴 기업 지원 데스크’를 만들 예정이다.

최근 한미, 한-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와 중국 내 임금수준 상승, 한국 브랜드 선호 등의 영향으로 국내로 되돌아오려는 기업들은 꾸준히 늘고 있다. 실제로 중국에 진출한 신발 및 액세서리 업종 중소기업 10여 곳이 돌아오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FTA를 통해 미국으로 상품을 수출할 때 약 10%의 관세가 사라지는 혜택을 누릴 수 있어서다.

정부는 이 같은 유턴 기업에 법인세와 소득세 감면 등 실질적인 혜택을 줄 방침이다. 생산시설을 비(非)수도권으로 옮기는 유턴 기업에 대해선 설비를 들여올 때 관세를 감면해 주기로 했다. 이 밖에 산업단지 입주 시 우선권과 수출신용 보증한도 상향 조정, 보증료 할인 혜택도 제공된다. 중소기업들의 주된 애로사항 중 하나인 외국인 인력 고용에서도 재고용 외국인들의 비자발급을 내국인 고용 규모의 최대 20%까지 허용할 계획이다.

국가가 나서 유턴 기업을 지원하는 것은 이미 세계적인 추세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올 초 국정연설에서 “본국으로 회귀하는 기업에는 세금을 우대하고 그러지 않는 기업은 세제상 불이익을 주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컨설팅 업체인 보스턴 컨설팅 그룹(BCG)은 올 3월 작성한 ‘미국 제조업의 부활 가능성’ 보고서에서 2015년까지 중국에서 미국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할 가능성이 높은 부문으로 운송과 컴퓨터, 전자, 기계 등 7개 산업분야를 제시했다. 이를 통해 10년간 220만∼310만 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 역시 수도권 내 공장설립 제한 규제 등을 풀면서 2002년 소니가 중국에서 만들던 수출용 비디오카메라 공장을 일본 나고야로 옮기는 등 유턴 기업 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