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만9000원 한정판 동나자 인터넷서 4~5배에 거래
“되팔기위해 여러 장 구입”… 일부선 “부르는 게 값”
“부르는 대로 값을 쳐주겠다. 200만 원도 상관없으니 한정판을 넘기기만 해라.”
신작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 ‘디아블로3’ 한정판 패키지(사진)의 인기가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 등에서는 판매가(9만9000원)의 4, 5배나 되는 40만∼50만 원 선에까지 거래되고 있다.
14일 오후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에서 열린 디아블로3 출시 기념행사에도 4000여 명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룰 정도로 큰 인기를 모았다. 이날 오후 6시경부터 판매된 한정판 패키지 때문이었다. 1인당 2개씩 제한을 두고 팔았지만 시작한 지 한 시간도 안 돼 모두 팔렸다.
현재 중고나라 등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의 게임 거래 부문은 디아블로3 한정판 패키지를 사거나 팔겠다는 글로 도배되다시피 하고 있다. 30만 원 정도를 부르는 구매희망자가 대부분이지만 50만 원 이상을 부르는 경우도 꽤 많았다. 한 이용자는 “200만 원을 줄 테니 있는 대로 다 팔아라”라고 했다. 일부 희망자는 “전체 패키지까지는 바라지도 않으니 아트북(게임상의 캐릭터나 배경 스케치 등을 담은 책자)만이라도 넘겨라”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과열 양상이 빚어지자 한정판을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는 사람들도 나타났다. 한정판이 고가로 팔릴 것을 예측해 줄을 서서 사들인 뒤 중고 거래 게시판에서 가격을 높여 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게시판 ID ‘ske****’를 쓰는 한 이용자는 “처음부터 파는 것을 목적으로 한정판을 구매한 사람들이 발매 현장에서 4, 5명 짝을 지어 기다리기도 했다”며 “디아블로를 즐기기 위한 것이 아니라 돈벌이에 이용하는 것 같았다”는 글을 올렸다.
한정판이 이처럼 큰 인기를 모으는 이유는 게임 내에서 한정판 사용자들만이 가질 수 있는 희귀한 아이템 때문이다. ‘천사의 날개’라는 아이템은 사용자가 조작하는 게임 캐릭터의 능력에는 전혀 영향을 끼치지 않지만 일반판 사용자는 가질 수 없는 ‘희소성’에 게임 마니아들이 큰 가치를 두고 있다.
한편 디아블로3를 판매하는 온라인쇼핑몰의 홈페이지가 마비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11번가, 롯데마트몰 등 온라인 쇼핑몰들은 판매를 시작한 오전 9시부터 접속자들이 한 번에 몰려들면서 사이트 접속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상품 검색이나 주문결제 등에도 오류가 발생했다. 11번가 관계자는 “접속자가 폭주해 판매를 시작한 오전 9시부터 홈페이지가 30분간 서비스 장애를 겪었다”면서 “접속량 폭주로 이런 장애가 발생한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라고 밝혔다. 현재 해당 홈페이지 접속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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