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분기순익 2배로 뛴 날, 노키아는 ‘정크본드’로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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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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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원한 1위 없다”… 두 공룡 ‘스마트폰 희비’

세계 휴대전화 업계에서 선두를 달리던 노키아가 결국 24일 정크본드(투자부적격) 기업으로 떨어졌다. 같은 날 분기 실적을 발표한 애플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2배에 가까운 순이익을 올리며 시장을 깜짝 놀라게 했다.

국제신용평가회사인 피치는 이날 3대 신용평가회사 가운데 처음으로 노키아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투자부적격(정크)등급인 ‘BB+’로 하향조정했다고 밝혔다. 향후 전망도 앞으로 추가 하향이 가능한 ‘부정적’으로 유지했다. 무디스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노키아의 신용등급을 정크본드로 떨어뜨릴 여지가 많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피치는 이번 신용등급 하향조정이 올해 1분기(1∼3월) 휴대전화 사업 악화 때문이라고 밝히면서 영업이익이 플러스로 전환되지 않으면 추가 강등도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노키아는 1분기 매출 급감으로 12억 달러(약 1조3600억 원)의 순손실을 봤다고 최근 발표했다. 노키아는 매출액이 한때 핀란드 국내총생산(GDP)의 30%에 육박할 정도의 대표기업으로 지난해까지 14년 동안 세계 휴대전화시장에서 1위를 놓치지 않았던 기업이다.

두 공룡의 엇갈린 희비는 ‘영원한 1위는 없다’는 글로벌 경제의 냉혹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줬다. 애플과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으로 시장이 변할 것을 간파하고 발 빠르게 움직인 반면 노키아는 기존 일반폰(피처폰)의 성공에 안주해 변신이 늦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노키아가 스마트폰 경쟁에 뒤늦게 뛰어들면서 내세운 투자와 전략이 실패로 돌아간 것이 화근이었다고 보도했다. 1분기 마이크로소프트(MS)사와 손잡고 현금 보유액의 18%에 이르는 11억5000만 달러를 스마트폰 부문에 투자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MS와 손잡고 개발한 스마트폰 ‘루미아900’이 출시 이틀 만에 인터넷에 접속하면 데이터가 손상되는 오류가 발생해 판매가 저조했다. 가디언은 “루미아 판매가 지금처럼 저조하면 MS가 노키아를 버리거나 아예 인수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노키아의 앞날은 밝지 않다. 이미 지난해 핀란드 증시에서 주가가 반 토막 난 데 이어 이번 신용등급 강등으로 49억 유로(약 7조3800억 원) 상당의 노키아 채권을 보유한 투자자들이 채권을 내다팔거나 원금상환을 요구하면서 자금줄이 더욱 마를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애플은 1분기 순익이 116억2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59억8000만 달러)보다 94.3%나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매출도 지난해 동기에 비해 59%나 뛰었다. 이 수치는 시장의 예상치는 물론이고 애플의 자체 전망도 크게 뛰어넘은 실적이다.

아이폰이 전 분기보다 88%가 증가한 3510만 대가 팔렸고 아이패드도 지난해 같은 기간의 2배에 가까운 1180만 대를 판매한 덕분이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정윤식 기자 jys@donga.com  
#애플#노키아#스마트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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