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 세계은행 총재로 공식 선출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18일 03시 00분


“약속-윤리-능력 ‘3E’ 발휘해야 세계경제 불균형문제 해결 가능”
‘무엇이 되기 위해 살지 마라’… 25일 출간 책에서 인재상 밝혀

“가능성을 미리 포기해 버리는 냉소주의는 겁쟁이의 마지막 피난처다. 세계에 닥친 어떤 문제 앞에서도 비겁해지지 않고, 겸손함과 진정성을 갖고 낙관적인 정신으로 전진하는 것. 이것은 도덕적 선택이다.”(김용 신임 세계은행 총재·신간 ‘무엇이 되기 위해 살지 마라’ 중)

김용 미국 다트머스대 총장(52)이 제12대 세계은행(WB) 총재로 공식 선출됐다.

세계은행은 16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임시이사회에서 로버트 졸릭 총재의 후임으로 김 총장을 선출하기로 결의했다. 세계은행은 구체적인 득표 결과를 밝히지 않았지만 25인으로 구성된 이사회 투표에서 김 총장은 18표를 얻었고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나이지리아 재무장관은 7표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고 미 언론들은 보도했다. 김 총장은 68년 세계은행 역사상 처음으로 공개경쟁을 통해 총재에 올랐으며 첫 비(非)백인 총재라는 기록도 세우게 됐다. 김 신임 총재는 7월 1일부터 5년간의 임기를 시작한다.

김 총재는 25일 발간 예정인 ‘무엇이 되기 위해 살지 마라’(알마)에서 자신이 평생 간직해온 ‘마음습관’과 21세기가 원하는 인재상에 대한 생각을 털어놓았다. 저자인 백지연 앵커는 다트머스에서 수차례 김 총재와 만나 진행했던 인터뷰를 정리했다.

김 총재는 이 책에서 “월가의 탐욕으로 상징되는 세계경제의 병폐를 해결하고 인류의 불균형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3M 패러다임’을 오늘의 ‘3E 패러다임’으로 시프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시장(Market)에서 오직 나(Me)의 이익과 돈(Money)만을 좇는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사회적 약속(Engagement)과 윤리(Ethics) 감수성을 갖추고 자신의 탁월한 능력(Excellence)을 발휘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는 “성공이란 ‘누군가가 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하느냐’가 중요한 것”이라며 “내가 세상을 위해 일을 하기보다는 나의 지위를 지키려고 노력할 때 스스로 이 일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트머스대 학생들에게 늘 “세계의 문제는 곧 나의 문제라고 생각하고, 세상을 위해 어떤 일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라”고 주문해왔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세계은행#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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