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애플 ‘특허전쟁’ 화해 모색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31일 03시 00분


팀 쿡 등장이후 분위기 반전… 양측 실무진 만나 협력 논의
삼성측 “연내 의미있는 결과”

스마트폰 특허전쟁으로 일진일퇴의 공방을 벌이던 삼성전자와 애플이 화해를 위한 수순을 조심스럽게 밟고 있다. 양사 실무진은 최근 만나 특허권 분쟁 해소를 포함한 협력 방안에 대해 다각도로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30일 익명을 요구한 삼성전자 고위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애플과 특허소송전을 벌이고 있지만, 애플은 우리의 가장 큰 고객 중 하나”라고 전제한 뒤 “이 때문에 소송이 진행될 때도 최고위층은 특허소송전을 해결하는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양사의 법무 담당자들이 비공식적으로 만났다”면서 “애플의 최고경영자(CEO)가 특허 문제에 강경한 입장이던 스티브 잡스에서, 보다 유화적인 팀 쿡으로 바뀌며 화해 분위기가 한층 무르익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합의 시점에 대한 질문에는 “변수가 많기 때문에 상반기(1∼6월)에는 결론을 내기 어려울 것”이라며 “일러도 4분기(10∼12월)에나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지난해까지 “(특허소송을) 끝까지 밀고 가겠다”며 강경한 자세를 고수해 왔다. 특히 신종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특허전쟁에서 승리하겠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러나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CES 2012’에서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이 애플과의 특허소송전 전망에 대해 “서로가 큰 회사이고 존중할 부분이 있다”고 협상 의사를 내비치며 양사 간 화해 분위기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외신의 분석도 양사의 특허소송 화해 전망에 무게를 두고 있다. 비즈니스위크는 29일(현지 시간) 쿡 CEO의 발언을 인용해 “팀 쿡은 스티브 잡스와 달리 모든 경쟁사들을 파멸시키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특허전쟁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으로 확대되며 천문학적인 소송 비용을 계속 감당해야 하는 문제도 양사 모두 부담스럽다. 이에 따라 지난해 4월 애플이 삼성전자를 고소하며 시작된 특허전이 1년 반 만에 마무리될지가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정진욱 기자 coolj@donga.com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삼성#애플#특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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