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中고객 ‘급소’ 공략]“압구정 가면 미인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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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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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은 풍수지리를 활용해 팸플릿을 제작했다. ‘압구정 지형은 미인의 눈썹을 닮아 미인이 많고 용이 물을 굽어보는 형상으로 재운과 건강운이 모인다’고 소개했다. 현대백화점 제공
현대백화점은 풍수지리를 활용해 팸플릿을 제작했다. ‘압구정 지형은 미인의 눈썹을 닮아 미인이 많고 용이 물을 굽어보는 형상으로 재운과 건강운이 모인다’고 소개했다. 현대백화점 제공
중국인 관광객들이 서울에 와서 반드시 들르는 ‘잇 플레이스’의 비밀엔 ‘풍수지리’가 숨어 있다. 땅의 형세를 길흉화복과 연결해 해석하는 풍수지리는 중국에서 태동된 학문으로, 이들의 관광 성향에서도 묻어나는 셈이다. 일부 유통업체는 이를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최근 주목받는 곳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이다. 압구정을 감싸고 흐르는 한강의 모양이 미인의 눈썹을 닮아 미인이 많고, 용이 물을 굽어보는 형상으로 재운과 건강운 등을 얻을 수 있는 명당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압구정동이 원래 배밭이었다는 점도 ‘결실을 크게 본다’는 뜻을 지닌 배꽃을 선호하는 중국인에게 매력적인 요소다.

이화여대도 마찬가지다. 이화(梨花)의 ‘梨(리)’는 중국어로 이익을 뜻하는 ‘利(리)’와 발음이 같고 ‘花(화)’는 돈을 번다는 뜻인 ‘發(파)’와 발음이 비슷하다. 또 이화여대의 기운을 받으면 좋은 대학에 입학하고 좋은 배우자를 만날 수 있다는 이야기가 퍼져 있다.

청와대 뒤편 북악산은 임금님 모자의 형상이다. 청와대 앞 교대식이 열리는 분수는 ‘배산임수’가 완성되는 자리로 중국인들이 가족의 행운을 빌며 사진을 찍는 곳이다. 이은실 서울벤처정보대학원 사주명리학과 교수는 “경복궁도 대표적인 배산임수 지형이라 서울의 좋은 기운이 모이는 장소”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이달 말 미국 할리우드의 ‘차이니스 극장’을 본떠 백화점 앞 보도블록엔 발바닥을 찍은 동판을, 기둥엔 압구정의 풍수지리학적 의미를 설명한 현판을 부착할 예정이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중국인관광객#바링허우#압구정동#현대백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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