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Life]잘 나가던 금 펀드 ‘시들시들’… 은·원유 펀드로 스마트하게 투자

  • Array
  • 입력 2012년 3월 22일 03시 00분


코멘트

《올 들어 ‘스마트’ 투자가 주목을 받고 있다. 자산을 주로 안정적인 대상에 투자하면서도 일부는 대체상품이나 틈새상품에 넣어두는 방식이다. 최근 코스피는 2,030∼2,040 선에서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피가 앞으로 강한 상승세를 보일지 하락세로 돌아설지 불투명하기 때문에 자산의 일부는 대체상품에 투자할 만하다. 올 들어 대체상품 시장에서는 금, 은, 원유가 엇갈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금 펀드의 기세가 한풀 꺾인 반면 원유 펀드가 선전하고 있다. 금의 대체재인 은 관련 펀드도 높은 수익률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 금은 시들, 원유는 강세

금 펀드는 최근 3년 동안 높은 수익률로 인기를 끌었다. 3년간 금 펀드들의 평균 수익률은 60.95%에 이른다. 이런 기세는 올 들어 한 풀 꺾였다. 금값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최근 한 달간 금 펀드 수익률은 마이너스를 보였다. 반면 국제 원유가격의 가파른 상승세 덕분에 원유에 투자하는 펀드는 선전을 펼치고 있다.

20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원유 관련 펀드들의 16일 기준 최근 1개월 평균 수익률은 4.46%였다. 같은 기간 금 펀드들의 수익률은 ―3.83%였다. 3개월 수익률에서도 원유가 금을 압도했다. 최근 3개월 동안 원유 펀드 평균 수익률은 10.57%이었지만 금 펀드는 6.30%였다. 개별 원유 펀드를 살펴보면 ‘한국투자WTI원유특별자산자 1’의 3개월 수익률은 10.99%였다.

‘미래에셋맵스TIGER원유선물 특별자산상장지수’와 ‘삼성WTI원유특별자산 1’도 3개월 수익률이 각각 10.67%와 10.46%로 나타나 나란히 10%를 웃돌았다.

금 펀드 수익률이 내림세를 보인 것은 국제 금 선물가격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 값은 지난해 4분기부터 유럽 재정위기가 다시 부각돼 미국 국채로 돈이 몰리면서 하락하기 시작했다.

2011년 10월 미국 원자재선물거래위원회가 승인한 원자재 선물거래 제한 조치도 금값 상승의 발목을 잡았다. 19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4월물은 2월 말 대비 6.72% 떨어진 31.1g(1온스)당 1666.90달러였다. 지난해 8월 22일 1904.00달러와 비교하면 12.45% 떨어졌다.

금값과 대조적으로 국제 유가는 이란 리스크 탓에 꾸준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19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108.09달러로 올 들어 최고였던 2월 24일의 109.77달러에 다가서고 있다. 이는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컸던 지난해 10월 4일 75.67달러에 비해 42.84%나 오른 값이다.

○ “금값 강세로 돌아설 듯”


전문가들은 이란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감안하지 않더라도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라 원유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경기마저 회복 조짐을 보여 원유펀드의 장기 전망은 나쁘지 않다는 전망이다. 다만 변동성이 심한 점은 유의해야 할 부분이다.

채현기 대신증권 연구원은 “변동성이 큰 만큼 집중투자가 아닌 분산투자 차원에서 원유 펀드에 투자해야 한다”며 “유전 개발업체에 투자하는 펀드인지, WTI지수에 연동되는 펀드인지도 잘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금값에 대해서도 강세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이 많다. 금 펀드에 투자 중이라면 지나치게 낙심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임병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면서 돈을 많이 풀 것으로 보여 금값이 강세를 띨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편 국제 은값은 지난해 말 온스 당 27.88달러에서 2월 28일 37.14달러까지 치솟았다. 두 달 새 33.21% 급등하며 금이나 원유 등 다른 상품을 압도했다. 이런 상승세에 힘입어 은 관련 펀드도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 유일의 은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인 삼성자산운용의 ‘삼성KODEX은선물특별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은-파생형]’의 올해 수익률은 16일 기준으로 18.37%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은값의 추가 상승을 예상하고 있다. 은이 금에 비해 산업수요가 훨씬 많아 경기 회복기에 가격이 강세를 나타낸다. 다만 은값은 변동이 심해 주의해야 한다. 삼성자산운용 측은 “올해는 원자재 값이 강세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단기투자보다는 길게 보고 분할매수를 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이은우 기자 libr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