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바우어 회장 “한국, 中보다 시장 작아도 스타일에 민감… 올해 스와로브스키 플래그십 스토어 낼 것”
동아일보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북바우어 회장 인터뷰
“요즘 유럽의 경제위기는 우리에게 전혀 위협적이지 않아요. 우리는 위기일 때 오히려 더 강했으니까요.”
세계에서 가장 호화로운 박람회로 꼽히는 시계·주얼리 박람회 스위스 ‘바젤 월드 2012’에서 만난 로버트 북바우어 스와로브스키 회장(사진)은 자신만만해 보였다. 그는 “117년 역사 동안 대공황 같은 큰 위기도 겪어봤지만 그때마다 브랜드 혁신을 통해 더 크게 성장해 왔다”며 “중국과 아시아 시장만을 위한 제품을 만드는 등 특별한 마케팅 정책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북바우어 회장은 창업자 다니엘 스와로브스키의 증손자로 소비재사업부를 총괄하고 있다.
여성용 패션 시계로 자리를 잡은 스와로브스키는 올해 처음으로 남성용 시계에 도전했다. 시계의 기능과 정교함을 꼼꼼하게 따지는 남성에게 인정을 받아야 제대로 된 시계 브랜드가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그래서 최고급 시계에나 들어가는 ‘오토매틱 무브먼트(기계식 시계 중 팔의 움직임으로 동력을 얻어 움직이는 것)’도 장착했다. 북바우어 회장은 “훌륭한 스위스 시계가 많지만 크리스털 절삭 기술을 남성스럽게 표현하고, 새로운 소재를 써 차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바우어 회장은 아시아 시장의 중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중국은 명품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어 모든 명품 회사가 아시아 시장을 연구하고 있다”며 “한국은 중국보다 시장 크기는 작지만 이미 패션산업이 잘 발달한 나라이고 남녀 모두 스타일에 민감해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고 말했다. 이에 스와로브스키는 올해 한국시장을 위한 기함점(플래그십 스토어)을 만들 예정이다. 북바우어 회장은 “한국 백화점 사람들을 만나면 늘 ‘공간을 더 달라’고 말할 만큼 작은 매장이 늘 아쉬웠다”며 “우리 제품 수천 개를 모두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스와로브스키는 1895년 창업 때부터 외부 자본 없이 100% 가족이 소유하고 있는 가족회사다. 주요 의사결정사항은 가족들로 이뤄진 이사회에서 협의한다. 북바우어 회장은 “가족들이 늘 먼 미래를 생각하고 협의를 통해 의사결정을 내려 왔기 때문에 100년 넘게 부채 없는 글로벌 기업이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