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女만의 감수성으로 男의 마음까지 잡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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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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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百 첫 외부수혈 女팀장 김민희 강선희 김영희 ‘희 트리오’

롯데백화점 최초의 차·부장급 여성 팀장으로 최근 영입된 강선희 마케팅부문 고객전략팀장, 김영희 경영지원부문 서비스아카데미팀장, 김민희 GF사업부문 패션팀장(왼쪽부터 시계 방향)은 “여성 특유의 감각과 섬세함을 영업 현장에 녹이겠다”고 말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롯데백화점 최초의 차·부장급 여성 팀장으로 최근 영입된 강선희 마케팅부문 고객전략팀장, 김영희 경영지원부문 서비스아카데미팀장, 김민희 GF사업부문 패션팀장(왼쪽부터 시계 방향)은 “여성 특유의 감각과 섬세함을 영업 현장에 녹이겠다”고 말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롯데그룹의 조직문화가 남성적이라는 소문이 많아서 내심 ‘각오’했는데, 오해였던 것 같아요. 백화점 안에서 다양한 도전과 실험을 해볼 생각입니다.”

롯데백화점 글로벌패션(GF)사업부문 패션팀장인 김민희 부장(44), 마케팅부문 고객전략팀장인 강선희 차장(39), 경영지원부문 서비스아카데미팀장인 김영희 차장(41)은 14일 롯데백화점 본점 MVG라운지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렇게 입을 모았다.

김 부장 등 3명은 지난달 실시된 롯데백화점 인사 직전 차·부장급 팀장으로 ‘스카우트’됐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들이 입사하기 전까지만 해도 롯데백화점에는 여성 차장 또는 부장이 없었다. 임원도 오너가를 제외하고는 외부에서 영입된 GF디자인센터 총괄디렉터인 박기정 이사가 유일했다. 현재는 3명의 여성 차장이 더 있지만, 모두 김 부장 등이 외부에서 영입된 이후 내부 승진을 한 사례다.

해외 유명 패션, 화장품 브랜드 수입사인 블루벨코리아 등을 거쳐 미국의 럭셔리 브랜드 랄프로렌코리아에서 근무한 김민희 팀장의 임무는 ‘롯데백화점을 패셔너블하게 바꾸는 것’. 그는 “경쟁력 있는 해외 브랜드를 발굴하기 위해 인수합병까지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의류뿐 아니라 화장품 등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영역으로 포트폴리오를 넓혀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시원시원한 말투가 인상적인 김 팀장은 “이를 위해 백화점과 별도의 조직으로 운영되는 신세계인터내셔널의 사업 모델도 벤치마킹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백화점에서 일하다 해외 명품 브랜드로 옮기는 사례는 많지만 거꾸로 움직이는 경우는 많지 않다. 그는 ‘큰 결심’을 한 이유에 대해 “해외 유명 브랜드가 가진 자체의 힘에 묻어가기보다 한국 회사에서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일을 하고 싶어서”라고 말했다.

“전국적으로 점포 수가 많은 롯데는 기본적으로 ‘국민백화점’일 수밖에 없어요. 경쟁사처럼 명품만 주장할 수 없는 만큼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추기 위해 애쓰겠습니다.”

고객관계관리(CRM)를 담당하는 강선희 팀장의 행보에도 최근 사내외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달 3일부터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본부 대표를 맡고 있는 신헌 사장이 마케팅부문장 출신으로 CRM에 대한 관심이 높기 때문이다. KT ds, SK M&C, SK에너지, 데이콤 등을 거친 강 팀장은 “과거에는 주로 VIP급 고객층 분석에만 집중했다면 이제는 성별, 관심사, 결혼 여부 등에 따라 고객군을 75개로 나눈 뒤, 이를 더 깊숙이 분석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승무원 출신으로 대한항공 서비스아카데미와 교육관련 컨설팅업체 등에서 근무한 김영희 팀장은 “진정성이 화두가 되면서 ‘진심을 담은 노(No)가 가식적인 예스(YES)보다 더 훌륭한 응대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이 맡은 영역은 대표적으로 여성의 섬세함이 발휘될 수 있는 곳이다. 이들은 “목표보다 관계를 중시하는 것이 특징인 여성고객의 마음뿐 아니라 남성고객의 마음까지도 사로잡는 데 힘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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