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입으니 미안합니다~” 명품 패션쇼 출연한 ‘개콘’ 개그맨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15일 21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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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생 처음 명품업체 모델 됐는데~, 우리가 입으니 폼이 안나~ 미안합니다~ 미안합니다~."
웃음은 명품 패션쇼에서도 통했다. 15일 서울 한남동 하얏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이탈리아 명품업체 에트로의 자선 패션쇼 장에는 6명의 '스페셜 모델'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KBS 개그콘서트 '패션 넘버 5'에 출연했던 박나래와 장도연 허안나와 '감사합니다'의 송병철 이상훈 정태호 등은 각자 코너에 쓰였던 음악을 배경으로 무대를 장식했다. 이들은 프로 모델들과 마찬가지로 고가의 의상을 입었지만 과장스런 동작과 코믹한 분장 등으로 '차별화'에 성공했다.

키가 150cm 남짓한 박나래는 상대적으로 키가 큰 장도연과 허안나 가운데 매달려 "스따~일"을 외쳤고, '감사합니다' 출연진은 진지한 워킹 후 익살스러운 댄스를 보여줘 엄숙한 패션쇼 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패션 넘버 5팀은 이날 의상 콘셉트에 대해 "비비드한 컬러의 저지소재가 웨어러블 해 다리가 쫙쫙 벌어지는 등 포즈 취하기도 좋다"면서 "격의 없는 개콘 무대과 달리 패션쇼장은 격식 있어 긴장했지만 잘 해 낸 걸 보면 모델 체질인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들은 "패션쇼가 열리기 하루 전부터 연습을 거듭 했다"면서 "리허설 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옷을 벗지만 말고 나머진 맘대로 하라고 했는데 아마도 패션쇼를 후회하진 않았을지 걱정"이라며 웃었다.

개그맨이 단체로 명품 패션쇼에 모델로 서는 것은 국내 패션업계에선 드문 있는 일이다. 개그맨들은 '재능 기부' 형식으로 참여하게 됐다. 에트로 측은 "패션이 엄숙하기 보단 즐거워야 한다는 생각에서 개그맨들을 섭외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에트로측은 이날 패션쇼의 수익금 3억원을 월드비전, 홀트 아동복지회, 유니세프, 한국 컴패션, 사랑의 열매 등 국내 5개의 단체에 전달했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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