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손들, 부동산 간접 투자 나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21일 10시 58분


코멘트
국내 증시의 '큰손'으로 떠오른 사모펀드가 한류와 부동산 관련 투자를 크게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펀드 시장에서 비중이 커진 사모펀드는 영화ㆍ뮤지컬 펀드 등이 포함된 특별자산펀드 투자를 늘렸다. 동시에 안전형 자산인 부동산과 채권형 펀드 투자를 확대해 안정성도 추구했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7일 현재 사모와 공모 방식을 합친 국내 펀드 설정액은 311조1661억원으로, 국내 펀드시장이 최대 활황이었던 2009년 4월22일보다 82조원 감소했다.

공모펀드가 276조3227억원에서 201조3426억원으로 75조원 줄었다. 사모펀드는 117조1738억원에서 109조8234억원으로 7조가량 줄어드는데 그쳤다. 이 때문에 사모펀드의 비중은 2009년 당시 29.8%였으나 35.3%까지 올라갔다.

펀드시장에서 입김이 세진 사모펀드는 특별자산펀드 투자를 늘렸다. 특별자산펀드 설정액은 2009년 당시보다 7조7566억원이 증가한 16조6525억원으로 집계됐다.

특별자산펀드에는 선박, 원자재 등의 자산에 투자하는 상품 외에 최근 활발히 조성되는 영화, 뮤지컬 펀드 등이 포함된다.

공모펀드의 특별자산펀드 설정액은 같은 기간에 347억원 증가하는데 머물렀다.

영화와 드라마 등 콘텐츠 관련 펀드는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아 큰 인기를 끌지 못했으나 최근 한류 열풍을 타고 성공 사례가 늘어나자 큰손들의 관심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사모펀드는 부동산펀드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한 것으로 나타난다. 2009년 4월 사모펀드의 부동산 펀드 설정액은 7조3680원이었으나 지난 17일에는 15조4708억원으로 8조원 이상 증가했다.

반면에 공모펀드의 부동산펀드 설정액은 1조108억원에서 9222억원으로 오히려 886억원 감소했다.

현재 운용되고 있는 부동산 사모펀드는 334종이다. 지난 1년간 60종의 펀드가 새로 설정되는 등 시장은 최근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공모펀드는 비중이 적은 편이지만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부동산에 투자한 설정액 10억원 이상공모형 펀드 15종은 지난달 9일 기준으로 최근 1년간 평균 -0.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13.1%)나 해외 주식형펀드(-21.6%)에 비해 월등한 성적이다.

동양증권 김후정 연구원은 "기관투자가들이 수익다변화와 분산효과를 위해 대체투자를 늘리면서 추세적으로 부동산펀드가 성장하고 있다"라며 "직접 투자보다는 전문운용사를 통해 꾸준한 성과를 올릴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 간접 투자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LOTUS 투자자문 박성진 사장은 "주식시장이 불안해지자 큰 손들인 사모펀드 투자자들은 주식형 펀드의 비중을 축소하면서 안정성이 높은 수익형 부동산 관련 상품과 채권형에 투자규모를 확대한 것 같다. 한류가 새로운 국제적인 문화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이 분야에 대한 투자도 큰손들 사이에서 새로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사모펀드는 전통적인 안전형 자산인 채권 투자도 크게 확대했다.

사모펀드의 채권형펀드 설정액은 2009년 4월 28조7천158억원에서 17일 34조9253억원으로 6조원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공모펀드는 6조4672억원에서 10조3856억원으로 3조8000억원 가량 늘렸다.

주식형펀드는 펀드가 가장 활성화됐던 시점과 비교하면 공모펀드가 36조7000억원, 사모펀드가 1조5000억원 어치 감소해 전체적으로 38조원 규모가 줄었다.

삼성증권 김경애 코엑스지점장은 "작년 8월 이후 고액자산가들이 안정적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이나 채권형에 관심을 더 많이 보인 것 같다. 그러면서 새로운 테마를 형성한 한류관련 상품 펀드에도 자금이 몰렸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별자산펀드 투자가 늘어난데는 금을 비롯한 원자재 등 실물 자산이 매력적인 투자처로 부각된 것도 기여했다.

한국투자증권 자산관리(WM)컨설팅부 양은희 차장은 "기관이 빌딩 등에 투자해 임대수익을 얻는 부동산 펀드와 상대적으로 안전한 채권에도 많이 투자했지만 최근 원자재를 이용한 다양한 상품이 많이 설정되면서 특별자산펀드 투자도 늘었다"고 분석했다.

디지털뉴스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