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용 블록업계 1위 ‘이노블록’ 한용택 대표 “이 길이 아니면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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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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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업 고민하다 재도전… 10년만에 국내 정상에

“업종을 바꿔볼까, 아예 사업을 접을까…. 정말 고민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여기저기 다녀봐도 결론은 내가 제일 잘 아는, 해오던 업종에서 열심히 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마음을 고쳐먹고 다시 독하게 시작하니 길이 보였어요.”

국내 건축용 블록업계 1위(시장점유율 13%) 업체인 ‘이노블록’의 한용택 대표(63·사진). 그가 개발한 블록은 독보적인 품질과 뛰어난 디자인을 인정받아 국내 고급 아파트단지와 유명 건축물 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오염이 잘 안 되는 특수코팅 블록, 천연암석 느낌이 나는 콘크리트 블록, 도시 열섬 현상을 줄여주는 친환경 블록 등…. 한 대표는 “이노블록의 제품은 고품질, 디자인, 친환경 차별화를 추구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200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 작년 8월에는 중소기업중앙회 선정 ‘이달의 자랑스러운 중소기업인’으로 뽑히기도 했다.

하지만 10년 전만 해도 한 대표는 이런 성공을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아버지가 운영하시던 블록회사를 이어받은 게 1985년입니다. 그런데 중소기업을 한다는 게 참 어렵더군요. 외환위기 때는 정말 힘들었죠. 몇 년간 매년 2억∼3억 원씩 적자를 보니 두렵기만 했어요.”

업종 전환과 폐업 사이에서 고민을 거듭하던 그는 결국 ‘난 이 길이 아니면 죽는다’는 생각으로 다시 블록으로 승부를 보기로 했다. “매일 ‘1등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생각만 했어요.”

그 후 한 대표는 미국에서 열리는 블록 박람회를 찾아가 세계적인 선진 업체들을 만나고 일본, 독일, 미국의 블록 기업들과 차례로 기술 제휴를 해 앞선 기술과 장비를 들여왔다. 기술연구소와 디자인 팀도 만들었다.

그렇게 ‘남과 다른 제품’을 내놓자 시장은 빠르게 반응했다. 일반 블록보다 2∼4배 비싸지만 고객들은 기꺼이 그 값을 치를 준비가 돼 있었다. 30여 년간 이름 없는 중소기업으로 적자에 고민하던 이노블록은 매출이 2008년 103억 원, 2009년 172억 원, 2010년 237억 원으로 폭발적으로 신장하며 급성장했다.

“올해부터는 일본 수출도 시작합니다. 지금 1등이라고 해도 영원한 1등은 없으니까 새로운 제품을 계속 만들고 새 고객을 창출해야죠. 잠시도 방심할 수 없어요.” 9일 일본행 출장 비행기에 오르며 그가 남긴 말이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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