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강남이 싼 TV - 강북이 비싼 TV 더 사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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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픈마켓 ‘저가 TV’ 구매 패턴 분석해보니…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이 높은 서울 강남 주민은 작고 싼 TV를, 강북 주민은 크고 비싼 TV를 산다.’

G마켓, 옥션, 11번가 등 오픈 마켓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어떤 이유에서일까.

최근 오픈마켓에서 파는 저가 TV는 판매 시작 5분 만에 제품이 동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 현재 오픈마켓에서 파는 TV는 30인치대와 40인치대 두 종류. 전자업계에서는 40인치 이상을 거실에 두는 메인 TV, 그 이하를 안방 또는 아이들 방에 놓는 세컨드 TV로 구분한다.

동아일보가 세 오픈마켓 업체와 함께 소비자들의 저가 TV 구매 패턴을 분석해 보니 서울 강남과 강북 지역의 선호 모델이 뚜렷이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에서는 비교적 싼 보급형 32인치 TV를 많이 사고 오히려 강북에서 비싼 42인치 메인 TV를 많이 사는 ‘소비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11번가는 지난달 32인치, 37인치 발광다이오드(LED) TV 2500대를 팔았다. 그 결과 서울이 전체 판매량의 32.8%, 경기도가 25.3%를 차지했다. 서울에서는 송파, 강남, 서초구가 나란히 1, 2, 3위를 기록했다. 이들의 전체 비율은 11.3%. 3개구가 국내 전체 물량의 10% 넘게 산 것이다. 경기도에서도 분당이 속한 성남시, 일산이 속한 고양시가 합해서 7%를 기록해 1, 2위를 차지했다. 서울과 경기 모두 소득 수준이 높은 곳에서 저가 TV중에서도 ‘낮은 사양’을 많이 산 것이다.

다른 오픈마켓인 옥션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옥션은 32인치 TV 1000대를 팔았는데 그 결과 서울 상위 3개구는 송파, 양천, 강남이었다. 서초는 4위였다. 경기도에서는 성남시와 고양시가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 업계 1위 오픈마켓인 G마켓도 같은 양상이다. 이 회사의 32인치 TV를 많이 산 서울 상위 3개구에 송파와 강남이 포함됐다. 4위는 양천이었다. 경기도에서는 성남시가 압도적인 차이로 1위였다.

반면 40인치 이상급 메인 TV에서는 강북 지역의 구매가 강남을 앞질렀다. 옥션은 지난달 32인치에 이어 42인치 TV를 팔았는데 그 결과 서울 구매지역 상위 3개구는 구로, 강동, 광진 순이었다. 또 경기도에서도 성남시와 고양시는 순위권에 들지 못했다. 인천과 수원시가 각각 1, 2위였다. G마켓이 판매한 42인치 TV도 서울에서 은평, 강북, 강서구 순으로 많이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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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원인에 대해 전문가들은 30인치대 TV는 안방이나 서재에 두는 세컨드 TV이고, 40인치 이상은 거실용 메인 TV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오세조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경제력이 높은 계층은 메인 TV를 살 때 온라인 대신 백화점이나 전문점 등에서 산다”며 “반면 소득 수준이 낮은 지역에서는 거실에 두는 메인 TV를 살 때 오픈마켓에 나오는 중저가 제품들을 사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송인광 기자 l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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