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인사 폭풍… 금융지주 틀이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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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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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신한 사외이사까지 대폭 물갈이… 지배구조 변화

3월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주요 금융지주회사 경영진과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의 임기가 끝나면서 금융권에 인사태풍이 불고 있다. 각 금융지주가 임기가 만료되는 경영진에 대한 연임 여부 결정과 후임자 물색 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지배구조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 하나·신한금융, 인사태풍의 핵

인사태풍의 핵은 하나금융과 신한금융이다. 하나금융 김승유 회장과 김종열 사장이 모두 사퇴 의사를 밝힌 가운데 임창섭 하나금융 부회장, 석일현 하나금융 감사, 김지완 하나대투증권 대표 등도 3월 임기가 끝나 가장 큰 폭으로 지배구조가 바뀔 것으로 보인다. 김정태 하나은행장, 윤용로 외환은행장 내정자 등 현재 하나금융 회장 물망에 오른 인물 중에서 자리 이동이 발생하면 후속 인사도 이뤄져야 하므로 경영진 교체 범위는 더 커질 수 있다.

신한금융은 23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를 열어 서진원 신한은행장, 허창기 제주은행장, 한도희 신한캐피탈 사장, 김형진 신한데이터시스템 사장, 박주원 신한신용정보 사장의 연임 여부를 논의한다. ‘신한사태’ 직후인 2010년 12월 취임한 서 은행장은 당시 이백순 전 행장의 잔여 임기를 맡았기 때문에 이번에 연임 가능성이 높지만 임기가 얼마나 될지 관심사다. 은행장 임기는 관례상 3년이지만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의 임기가 2년만 남아있어 한 회장이 서 은행장의 임기를 줄여 자신의 임기와 맞출 수 있다는 관측이 일각에서 나온다.

나머지 신한금융 계열사 사장은 대부분 교체 가능성이 높아 몇몇 신한은행 부행장이 후임 사장으로 거론된다. 어느 부행장이 계열사 사장으로 가고, 어느 부행장이 신한은행에 남느냐가 서 은행장 이후 차기 은행장의 윤곽을 가늠할 척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KB금융에서는 각각 2008년, 2009년부터 일한 김석남 KB생명 대표와 조재민 KB자산운용 대표, 우리금융에서는 5월 말 임기가 만료되는 황성호 우리투자증권 대표의 연임 여부가 관심이다. 이장호 BS금융 회장 겸 부산은행장도 2월 말 은행장 임기가 끝난다. 2011년 3월 시작한 3년 임기의 BS금융 회장은 임기가 남았지만 2006년부터 부산은행장을 두 번 연임했기 때문에 3연임 여부는 불투명하다. 일각에서는 이 회장이 은행장 연임을 포기하되 2014년 3월까지 BS지주 회장직만 수행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 사외이사들도 대거 물갈이

주요 금융지주의 사외이사들도 대거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현재 KB금융은 8명 중 5명, 우리금융은 7명 중 4명, 신한금융은 9명 중 4명, 하나금융은 8명 전원이 3월 주총 때 임기가 끝난다. 하나금융은 2007년부터 일한 정해왕 사외이사, 70세의 나이 제한에 걸리는 조정남 사외이사의 교체가 불가피하다. 우리금융에서는 2008년부터 재직한 방민준, 신희택 사외이사의 교체설이 나오고 있다. KB금융에서도 각각 2008년, 2009년에 선임된 함상문, 조재목 사외이사의 교체 가능성이 거론된다.

금융당국은 2010년 사외이사의 임기를 최초 선임 때는 2년, 연임하면 1년 단위로 하되 연임을 포함해 최장 5년 이상 사외이사로 일하지 못하도록 규정했다. 경영진과의 밀착 가능성을 사전에 줄이자는 목적에서다. 3월에 주요 금융지주의 사외이사가 줄줄이 교체되면 금융권에 ‘사외이사 구인난’이 벌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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