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아파트가 1억대 매물로… 290채 무더기 경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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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 10억 원짜리 고급 아파트가 5년 만에 1억 원대 경매 매물로 나왔다.

부동산 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은 2월 17일 경기 용인시 기흥구 공세동 ‘성원 상떼레이크뷰’ 아파트 345채 중 290채가 최저가 1억7000만 원에 경매된다고 31일 밝혔다.

이 아파트는 전용면적 189m² 이상의 대형 아파트로만 구성됐다. 2007년 분양가는 최저 10억4200만 원에서 최고 11억9000만 원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1월부터 경매 절차에 들어간 이후 현재까지 55채만 낙찰됐고, 평균 낙찰가도 2억6500만 원으로 분양가의 26.5% 수준에 머물렀다.

유찰된 물건의 낙찰가는 최근 한 달 새 반 토막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낙찰된 103동 15층 아파트는 낙찰가가 4억8200만 원이었는데, 올해 1월 낙찰된 106동 14층 아파트는 낙찰가가 2억1800만 원으로 절반 이하로 급락했다.

이처럼 아파트가 헐값인데도 매수자가 나서지 않는 이유는 복잡한 채무관계에 얽혀 있어 선뜻 임자가 나서지 않은 탓이 크다. 현재 이 아파트에는 유치권(채권을 변제받을 때까지 그 채권자가 물건을 유치할 유치하는 권리)만 40여 건이 신고돼 있다. 남승표 지지옥션 연구원은 “유치권이 있으면 재판이 진행되지 않는 한 채권의 정확한 규모를 가려내기 어려워 경매투자자들이 응찰을 꺼린다”고 설명했다. 이런 이유로 이 아파트의 낙찰가가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기에 이 아파트들이 실수요자에게 인기가 없는 대형인 데다 내부 인테리어가 부실한 점도 외면받는 요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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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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