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8개월만에 최고치 폭등

  • 동아일보

WTI 배럴당 102.96달러
이란 잇단 미사일실험 영향

핵문제를 둘러싼 이란과 서방국가 간 긴장 고조로 원유공급 차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국제유가가 새해 첫 개장일인 3일(현지 시간) 폭등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내년 2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는 직전 거래일인 지난해 12월 30일보다 4.17% 오른 배럴당 102.96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5월 10일(103.88달러)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런던 석유거래소(ICE)에서 북해산 브렌트유도 4.75달러(4.42%) 오른 112.13달러에 거래됐다. 반면 국내 수입원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두바이유는 1.02달러(0.97%) 오른 105.91달러에 거래돼 상대적으로 오름폭이 작았다.

국제유가가 이처럼 급등한 것은 이란이 1일과 2일 연달아 호르무즈 해협 인근 국제수역에서 미사일 발사실험을 하며 중동산 원유 수송로가 막힐 수 있다는 불안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의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며 글로벌 원유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국제유가 상승에 한몫했다.

전문가들은 두바이유 가격은 상대적으로 안정돼 있어 당장 국내 석유제품 가격이 폭등할 가능성은 낮지만 중동지역의 불안이 중장기적으로는 국내 유가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유가 급등세가 시차를 두고 국내에 반영되면 운송, 항공업계를 포함해 에너지 소비가 많은 중공업 분야는 수익성이 크게 악화될 수밖에 없다.

한편 4일 유가정보 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국내 주유소 보통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3일 전날보다 L당 0.53원 오른 1933.68원을 기록해 지난해 11월 16일 이후 49일 만에 오름세로 돌아섰다.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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