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친환경 ‘비스무트 쾌삭강’ 세계 첫 양산

  • 동아일보

인체에 해로운 납성분 대신 비스무트 활용해 가공성 유지
LG전자-현대차서 품질인증, 年 3만5000t 수입대체 효과

포스코가 세계 최초로 양산에 들어간 비스무트 쾌삭강으로 만든 TV 조립용 부품. 포스코 제공
포스코가 세계 최초로 양산에 들어간 비스무트 쾌삭강으로 만든 TV 조립용 부품. 포스코 제공
포스코가 세계 최초로 친환경 소재인 ‘비스무트(bi) 쾌삭강’ 양산에 나선다. 쾌삭강(Free Cutting Steel·快削鋼)은 표면이 쉽게 깎이고, 다양한 모양으로 변형할 수 있어 가공하기 좋은 원형의 가늘고 긴 철강재다.

포스코는 비스무트를 사용한 쾌삭강 개발을 마치고 본격적인 양산을 시작한다고 1일 밝혔다. 이 회사는 2005년부터 인체에 무해하고 친환경적인 비스무트 쾌삭강 개발을 시작해 최근 제품 개발 및 양산체제 구축을 끝냈다.

지금까지 쾌삭강은 가공성이 높다는 이유로 납을 이용했지만 가공작업을 할 때 발생하는 납 성분이 인체에 축적되면 치명적인 손상을 입힐 수 있다는 우려가 많았다. 이 때문에 유럽, 미국, 일본의 철강회사들 역시 납 대체 물질을 활용한 쾌삭강 개발에 들어간 상태다. 포스코는 “2005년 신제품 개발에 착수해 위장약, 음료, 화장품 등에 쓰이는 비스무트로 납 쾌삭강이 갖고 있는 가공성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해로운 성분이 전혀 없는 쾌삭강 개발 및 양산에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변속기 부품, TV 조립용 부품 등에 주로 사용되는 쾌삭강은 현재 전 세계 생산량이 연간 150만 t가량으로, 국내 사용량인 3만5000t은 모두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번 비스무트 쾌삭강 양산으로 수입 대체효과뿐 아니라 전자, 자동차, 부품회사들의 수익성 향상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포스코가 양산을 시작하는 비스무트 쾌삭강은 우선 LG전자에서 생산하는 TV에 쓰일 예정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7월 LG전자로부터 품질인증을 받아 TV 설계도면 정식 소재로 등록했고, 이어 8월에는 적용시험을 마쳤다. 포스코 관계자는 “최근 국내 최대 쾌삭강 수요 기업인 현대자동차그룹으로부터 부품소재 인증을 받았고, 삼성전자와도 현재 인증절차를 밟고 있어 앞으로 수요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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