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1만 TEU 규모… 최대 해운사 머스크 뛰어넘어
“항로 2배로… 기항 항구도 늘어 수익성 개선 기대”
장기화된 해운업계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세계 주요 6개 해운회사가 손을 잡았다. 현대상선은 뉴월드얼라이언스와 그랜드얼라이언스가 합친 새로운 얼라이언스(동맹체) ‘G6’가 출범한다고 20일 밝혔다. 세계 경제 침체와 맞물려 국제 물동량이 감소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던 해운업계가 ‘규모의 경제’를 통해 돌파구 마련에 나선 것이다. ○ 세계 1위 뛰어넘는 동맹체 출범
새로 출범하는 ‘G6’ 얼라이언스에는 현대상선 외에 APL(싱가포르), MOL(일본), 하팍로이드(독일), NYK(일본), OOCL(홍콩) 등 6개 해운회사가 참여한다. 2012년경 본격 출범하는 G6의 선복량(선박이 적재할 수 있는 총량)은 281만1313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로 세계 최대 해운회사인 머스크(252만7060TEU)를 뛰어넘는 규모다. 지금까지 세계 해운업계의 주요 얼라이언스는 뉴월드얼라이언스와 그랜드얼라이언스, CKYH얼라이언스 등 3개였으나 이번 제휴에 따라 2개로 재편됐다. CKYH얼라이언스에는 한진해운이 속해 있다.
해운업체 6곳이 전격적으로 제휴하기로 한 것은 규모의 경제 실현을 통해 불황에서 벗어나기 위함이다. 해운업계는 2009년 세계 금융 위기 이후 불황의 덫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컨테이너선 운임을 보여주는 지표인 HR용선지수는 2008년 9월 1056.8을 기록한 뒤 계속 하락해 지난해 12월에는 663.0까지 하락했다. 올해 상반기(1∼6월)에는 다소 회복 기미를 보여 5월 910.7까지 올랐지만 14일에는 498.9까지 떨어졌다.
HR용선지수가 하락한다는 것은 똑같이 배를 운행해도 받을 수 있는 운임이 줄어든다는 의미고, 이는 곧 해운회사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얼라이언스 확대에 나서는 것은 다른 회사의 노선과 배를 이용해 추가적으로 화물을 실을 수 있기 때문”이라며 “배를 추가로 발주하지 않고도 매출과 이익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 현대상선, 반전 기회 잡나
당장 현대상선은 G6 출범에 따라 이용 가능한 배의 수가 2배 이상으로 늘어나게 됐다. 현재 국제 항로에 13척의 배를 투입하고 있는 현대상선은 뉴월드얼라이언스를 통해 43척의 배와 5개 항로를 이용해 왔다.
그러나 앞으로 G6가 본격화된 뒤에는 총 9개 항로에서 90척의 배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현대상선은 “지금까지 운행하지 못했던 발틱과 스칸디나비아 지역 항로까지도 운행이 가능하게 된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번 제휴로 사실상 홀로 현대그룹을 지탱하고 있는 현대상선의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을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대상선은 3분기(7∼9월) 987억 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3개 분기 연속 적자를 봤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이번 G6 출범으로 빠른 운송시간이 보장되고, 기항하는 항구가 늘어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여기에 6개 회사가 연합해 기항지 중복이 줄어들게 됨에 따라 회사 영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 얼라이언스(alliance) ::
항공, 해운업계에서 서로 다른 회사가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어 고객에게 마치 한 회사처럼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 해운업계의 얼라이언스는 얼라이언스에 속한 회사들의 배, 터미널, 하역장비 등을 공동으로 사용한 뒤에 사전에 정한 규정에 따라 운임과 이용요금 등을 정산하는 시스템을 채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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