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5P↓… ‘유럽 효과’ 하루만에 끝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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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정상 합의 신재정협약… 신용평가사들 “실망” 혹평
재정위기 우려 다시 고조

유럽연합(EU) 신(新)재정협약의 효과는 딱 하루였다. 전날 1,900 선 문턱까지 다가섰던 코스피는 이날 35.70포인트(1.88%) 하락한 1,864.06에 장을 마감했다. EU 정상회의에서 합의된 신재정협약에 대해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혹평을 내놓으면서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가 다시 고조되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하나같이 이번 합의에 대해 실망스럽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재정적자 비중을 국내총생산(GDP)의 3%, 누적채무를 GDP의 60% 이내로 각각 유지하고 이를 위반하는 국가를 자동으로 제재하는 내용의 신재정협약이 당장 직면한 부채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무디스는 EU 정상회의가 결정적인 정책 수단을 내놓는 데 실패했다고 평가했고, 피치 역시 “포괄적 해법은 아직 나오지 않았으며 유로존은 심각한 경기하강 압력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EU의 경기침체와 재정부실이 지속될 것을 우려하면서 유로존 17개국 중 15개국에 대해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경고한 자신들의 입장은 EU 정상회의 후에도 달라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신용평가사들이 EU 정상들의 합의에 낙제점을 매김에 따라 12일(현지 시간) 미국과 유럽 증시는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미국 3대 주요 지수가 일제히 1% 이상 떨어졌고 영국(―1.83%)과 프랑스(―2.60%), 독일(―3.36%) 주식시장도 급락했다. 13일 코스피뿐만 아니라 여타 아시아 증시 역시 하락을 면치 못했다. 대만 자취안지수는 0.76% 하락 마감했고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도 1.17%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결국 이런 불안을 잠재우려면 EU가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라는 카드를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ECB가 발권력을 동원해 재정위기를 겪는 유럽 국가의 국채를 무제한 사들이겠다고 선언해야 한다는 얘기다.

대우증권 김학균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식 양적완화를 하지 않고서는 시장을 안정시키기 어렵다”라며 “ECB가 시장에 무조건 돈을 푼다는 신호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오현석 투자전략팀장도 “신재정협약이 재정위기와 은행위기를 해결할 충분한 방화벽은 아니다”라며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재정위기를 완화하기 위해선 ECB의 공격적 대응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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