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중, 이 주식]현대제철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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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바닥 딛고… 이젠 오를 일만 남았다”

올해 들어 철강업종은 어둡고 긴 터널에 갇혀 있었다. 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글로벌 경기 침체의 우려가 커졌고 중국의 긴축정책과 업체 간 출혈경쟁으로 업황이 바닥을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멀리 한 줄기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중국의 긴축완화에 대한 기대감에다 업황도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해 힘든 시간을 보냈던 현대제철도 내년에는 부진의 늪을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 실적 바닥 지났다


현대제철은 봉형강류와 판재류를 일관 생산하는 국내 유일의 제강사다. 건설 수요가 높은 봉형강과 자동차, 조선, 가전 등의 수요가 높은 판재류를 모두 갖춰 외부환경 변화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 생산체계를 구축했다.

하지만 올해 실적은 참담했다. 업황이 바닥을 헤매며 3분기 실적도 곤두박질쳤다. 매출액 3조7572억 원, 영업이익 2870억 원을 거뒀지만 환율 급등에 따른 환차손 때문에 1271억 원의 당기 순손실을 냈다. 급기야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달 22일 현대제철의 신용등급(Baa3)에 대한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했다. 무디스는 “아시아 철강산업 내 경쟁 격화와 기대보다 높은 차입비중 때문에 현대제철의 재정 상태가 앞으로 1년 또는 1년 반 동안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3분기를 바닥으로 실적이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매출비중이 40% 수준인 봉형강은 건축허가면적, 건설착공면적 등 건설지표가 회복되면서 수요가 늘어나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나고 있다. 재고 부담이 상대적으로 큰 판재류가 우려되지만 현대자동차 및 범현대그룹 수요에 힘입어 수익성 훼손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경중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18% 증가한 3400억 원으로 전망한다”며 “내년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실적이 개선돼 내년 연간 8%, 2012∼2014년엔 연평균 16%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판매량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2013년에 3고로까지 완공되면 현대제철의 열연강판 생산능력은 현재 650만 t 수준에서 850만 t 수준으로 늘어난다. 후판도 150만 t 수준에서 350만 t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에 따라 매출액도 올해 10조 원에서 2011년에는 15조 원, 2014년에는 20조 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 중국 긴축완화 기대감


중국의 지급준비율 인하 등 긴축완화 움직임도 호재다. 중국은 철강업의 생산과 소비의 50%를 차지하는 국가다. 중국 정부의 긴축기조가 완화되면 중국 자국 내 철강수요가 증가하고 한국의 철강가격과 수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의 철강가격이 바닥을 탈출하는 기미를 보이면서 내년 봄부터는 수혜가 기대된다는 전망도 나온다. 철강업체의 주가가 올해 크게 하락해 반등의 여지도 커 보인다. 김경중 연구원은 “과거 10년간 월간 가격동향을 보더라도 11월을 바닥으로 중국의 철강 유통가격은 상승한다”며 “철강업체들의 주가는 가격 바닥을 탈출하는 내년 봄까지 주가 상승탄력이 강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도 철강업종이 원료가격 하락 영향으로 예상보다 빠르게 실적을 회복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민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내년 1분기 계약가격 기준 t당 원가는 전 분기보다 약 3만∼3만5000원 하락이 예상된다”며 “제품 출하가격 인하도 이 수준에서 이뤄지면 예상보다 빠른 실적 회복도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3분기를 바닥으로 세계 경쟁사 중 가장 빠른 실적 회복이 기대된다며 현대제철을 업종 내 최선호주로 제시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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