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 리포트]사회공헌 콘셉트 경쟁… KB금융 vs 신한금융

  • Array
  • 입력 2011년 11월 22일 03시 00분


코멘트

“국민을 먼저”-“따뜻한 금융” 각축

‘이제는 사회공헌활동도 콘셉트 경쟁이다.’

전 세계적인 ‘점령(Occupy)’ 시위 확산과 금융자본의 ‘탐욕’에 대한 비판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금융지주회사들의 사회공헌활동이 확대되고 있다. 국내 대표 금융지주인 KB금융과 신한금융지주는 ‘국민을 먼저 생각합니다’와 ‘따뜻한 금융’을 앞세워 사회공헌 부문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 사회공헌도 차별화 경쟁

KB금융은 20일 KB금융 전 직원 2만5000여 명이 ‘1인 1봉사활동’에 참여해 연간 25만 시간의 사회봉사를 하겠다는 내용의 새 사회공헌 공약을 발표했다. KB금융은 봉사활동의 4대 주제로 청소년, 글로벌, 환경, 노인복지를 선정하고 신속드림봉사단, 재능드림봉사단 등 6개 분야의 1200여 개 봉사단을 편성했다. 10월 인천 송도에서 1만2300명의 구직자가 몰린 국내 최대 규모의 취업박람회를 여는 등 일자리 지원 프로젝트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KB금융은 산하 공익재단에서 내년에도 올해처럼 200억 원을 출연하기로 하는 등 2012년 운영계획도 확정했다. 어윤대 KB금융 회장은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준다는 뜻의 ‘교자채신(敎子採薪·자식에게 땔나무 캐오는 법을 알려준다)’ 취지에 걸맞게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는 꾸준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최방길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 이휴원 신한금융투자 사장, 서진원 신한은행장,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 이재우 신한카드 사장, 권점주 신한생명 사장(왼쪽부터)이
‘따뜻한 금융’ 의지를 다지고 있다. 신한금융지주 제공
최방길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 이휴원 신한금융투자 사장, 서진원 신한은행장,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 이재우 신한카드 사장, 권점주 신한생명 사장(왼쪽부터)이 ‘따뜻한 금융’ 의지를 다지고 있다. 신한금융지주 제공
신한금융은 9월 그룹경영회의에서 ‘따뜻한 금융’을 사회공헌 콘셉트로 선포하고 ‘비올 때 우산 뺏는 은행의 오명을 벗겠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따뜻한 금융’은 수익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기존 활동에서 한발 더 나아가 일시적으로 어려움에 빠진 고객들에게 실질적 도움을 줘 고객과 금융회사 모두 윈윈하겠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신한은행은 일시적으로 유동성 위험에 빠진 중소기업에 금리 우대, 경영컨설팅 제공 등을 지원하는 기업성공 프로그램(CSP)을 도입했다. 또 신한카드는 태풍 홍수 같은 자연재해로 피해를 본 고객에게 최장 3개월간 결제금액의 상환을 유예해주고 신한생명은 보험 가입자가 사망했을 때 보험 가입사실을 알지 못하는 상속자에게 사망보험금을 안내해 보험금 수령을 원활하게 지원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 실적경쟁도 멈추지 않아

KB금융과 신한금융은 실적에서도 양보 없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3분기 순이익은 은행, 카드, 보험 등 모든 부문에서 고루 호조를 보인 신한금융이 7042억 원으로 KB금융(5907억 원)을 제치고 4대 금융지주 중 최고치를 보였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이익추정치도 신한금융이 3조1500억 원으로 2조8000억 원의 KB금융을 앞선다. 하지만 분수령은 4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4대 금융지주의 실적이 4분기를 기점으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대출 규제로 원화대출 성장세가 꺾인 데 이어 자동화기기(ATM)와 카드수수료율 인하 등으로 수익 감소가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KB금융지주는 어린이 등 사회적 약자들을 대상으로 한 경제 및 금융교육을 강화해 가난의 대물림을 막고 이들이 건전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하도록 도움을 주는 데 초점을 맞
췄다. KB금융지주 제공
KB금융지주는 어린이 등 사회적 약자들을 대상으로 한 경제 및 금융교육을 강화해 가난의 대물림을 막고 이들이 건전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하도록 도움을 주는 데 초점을 맞 췄다. KB금융지주 제공
두 금융지주의 주가도 한동안 부진할 가능성이 있다. 1월 한때 6만2100원까지 치솟았던 KB금융의 주가는 21일 기준 3만7300원으로, 꾸준히 5만 원대를 유지하던 신한금융의 주가도 3만8800원으로 떨어졌다. 실적은 나쁘지 않지만 대내외 악재가 걸림돌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유럽 은행들로부터 자금을 조달받는 국내 은행들의 유동성 위기감이 가시지 않은 데다 국내 가계부채 증가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부채의 수준과 증가율 등을 분석해보면 가계부채가 장기적으로 문제가 될 것”이라며 “금융시스템 안정성 하락 가능성 때문에 은행업종 주가는 적지 않은 부담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