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퇴임하는 신동규 은행연합회장 “은행권 최대 사회공헌은 고졸채용 확대”

동아일보 입력 2011-11-21 03:00수정 2011-11-2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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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규 은행연합회장은 “금융권이 고졸 채용 확대, 청년 창업 지원 등을 통해 우리 사회에서 끊겨버린 ‘계층 이동 사다리’를 다시 잇는데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은행권의 고졸 채용이 단순히 창구직원을 몇 명 늘리는 정도가 아니라 이들에게 적절한 교육 및 승진 기회를 부여해 고졸 출신 행장이 다시 탄생하는 수준까지 발전해야 합니다.”

3년 임기를 마치고 24일 퇴임하는 신동규 은행연합회장이 은행권에 던지는 마지막 조언이다. 신 회장은 17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금융권의 고졸 채용정책이 일종의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 아니냐는 주장도 있지만 날로 심각해지는 한국사회의 양극화 현상을 해결할 방법은 일자리 창출뿐”이라며 “고졸 인력에게 채용문호를 더 활짝 여는 일이야말로 수수료 인하보다 훨씬 바람직한 사회공헌이자, 이른바 ‘금융권의 탐욕’에 대한 사회의 비판을 잠재우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행시 14회 출신인 신 회장은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 기획관리실장에 이어 수출입은행장 등을 지낸 뒤 2008년 11월부터 22개 은행 및 금융공기업을 대표해 정부 및 금융당국과 금융정책을 협의하고 조율하는 은행연합회장으로 일해 왔다. 그는 “관료, 은행장, 은행연합회장 중 가장 힘들었던 자리가 바로 은행연합회장이었다”라며 “은행들은 ‘우리를 대표해야 할 사람인데도 관료 출신이라 정부 편을 든다’고 하고, 정부는 ‘우리 사정을 뻔히 아는 사람이 은행 편만 든다’고 하더라”고 털어놨다.

신 회장은 “한국금융이 더 발전하려면 금융회사 최고경영자의 임기가 단임으로 끝나는 일이 없어져야 한다”며 “모든 정책은 연속성과 일관성이 중요한데 금융지주 회장이나 은행장의 임기가 2, 3년에 불과하니 단기 실적에 집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권의 후발주자였던 신한과 하나은행이 대형 은행이 된 이유도 한 사람이 오랫동안 경영한 것과 무관치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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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회장은 친정인 금융당국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특히 금융당국의 행정지도가 구두가 아닌 서면으로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했다. 구두 지도는 은행 편에서 간섭받는 느낌이 들어 불필요한 오해가 생길 수 있다는 것.

그는 “8월에 일부 은행의 가계대출 중단이 문제가 됐을 때도 문서로 ‘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가파르니 좀 자제해 달라’고 하면 될 것을 은행 임원들을 불러 모아 ‘가계대출 증가율을 전월비 0.6% 이내로 맞추라’고 주문하니 파장이 커졌다”고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으로 나뉜 현 금융감독 체계의 개편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말이라는 게 항상 ‘어’ 다르고 ‘아’ 다르다”며 “은행의 관점에서 보면 금융위는 ‘아’라 하고 금감원은 ‘어’라고 해 혼란을 느낄 때가 종종 있다”고 했다.

행시 3기 후배인 박병원 은행연합회장 내정자와의 일화도 소개했다.

신 회장은 “2000년대 초 재경부 공보관 때 진념 장관이 공석인 경제정책국장에 누구를 앉히면 좋겠느냐고 하기에 박병원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이사를 추천한 적이 있다”며 “거시정책과 예산 등 다양한 분야에서 능통한 인재라 은행연합회를 잘 이끌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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