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적 인재 확보? 창의적 채용 광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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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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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직자 시선 끄는 광고 봇물

17일 서강대 학생들이 지하철 6호선 대흥역 스크린도어에 설치된 LG이노텍 취업광고를 살펴보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이 광고 안의 QR코드를 찍으면 이 대학 출신 LG이노텍 직원이 나와 회사생활을 설명해 준다. HS애드 제공
17일 서강대 학생들이 지하철 6호선 대흥역 스크린도어에 설치된 LG이노텍 취업광고를 살펴보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이 광고 안의 QR코드를 찍으면 이 대학 출신 LG이노텍 직원이 나와 회사생활을 설명해 준다. HS애드 제공
지하철 6호선 안암역. 전철을 기다리는 플랫폼의 스크린도어에 ‘LG이노텍에 물어봐, 동문선배가 알려줄게’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QR코드에 스마트폰을 갖다 대니 곧 유튜브 동영상이 열리면서 ‘LG이노텍 LED사업부 홍은주 주임연구원(26)이 등장한다. 홍 주임연구원은 고려대 재료공학과를 2008년에 졸업하고 지난해 LG이노텍에 입사했다.

“선행개발그룹에서 세균이나 박테리아를 죽이고 물을 정화하는 첨단 발광다이오드(LED)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회사 장점은 아주 많아 하나만 꼽기 어려운데, 굳이 꼽자면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정말 좋아요. 힘든 점은 입사한 뒤 살이 좀 많이 쪘어요. 스트레스 받을 일도 없고 주변에서 맛있는 것도 많이 사주시니까. 그게 여자한테는 치명적인 단점이 아닐까 싶습니다.(웃음)”

취업철을 맞아 창의적인 인재를 확보하려는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하다. 채용광고도 전통 미디어와 새로운 미디어를 접목하고, 감성적이면서도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넘치는 방식으로 구직자의 시선을 끌고 있다.

LG이노텍이 지난달부터 서울 시내 대학 인근 지하철역의 스크린도어와 역사 내 벽면에 올린 채용광고는 구직자가 취업할 때 가장 큰 정보원이 학교 선배라는 조사 결과에 따른 아이디어였다. 서울대입구역은 서울대, 신촌역은 연세대, 상도역은 중앙대 출신 선배들이 나와 후배들에게 회사를 알린다. 광고를 제작한 HS애드는 오프라인 광고인 스크린도어에 QR코드를 입혀 온라인 동영상과 연계시켰고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도 연동할 수 있게 했다.

얼마 전까지 자신도 취업 준비생이었고, 이제는 사회 선배가 된 신입사원들도 앞다퉈 후배들에게 회사를 알리겠다고 나섰다.

LG이노텍은 전자, 디스플레이, 자동차 부품 등을 만들어 다른 기업에 공급하는 기업 간 거래(B2B) 업체라 일반 학생에게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것이 고민이었다. 고준석 LG이노텍 홍보그룹 부장은 “이번 광고 이후 회사에 대한 관심이 늘어 최근 마감한 공채에선 지난해보다 15.2% 증가한 6800명이 지원했다”며 “구직자들이 면접을 보기 전 회사에 대해 더 많이 조사하기 때문에 당분간 광고를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두산그룹은 박용만 회장이 트위터로 젊은이들과 나눈 대화에서 착안한 기업 광고를 제작해 화제가 됐다. ‘사람이 미래다’ 캠페인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좋아질 점도 많다는 것입니다”라는 카피가 나온다. 박 회장이 ‘좋지 않은 점을 지적당할 때 어떻게 하느냐’는 트위터 팔로어의 질문에 ‘좋지 않은 점이란 앞으로 좋아질 점이라고 생각하려 한다’고 답을 단 데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이다.

최근에는 최고의 인재를 뽑겠다는 것만 강조하기보다는 치열한 경쟁에 지친 구직자들에게 희망을 주는 감성적인 메시지의 광고도 인기다. 효성그룹은 “영어점수에 목매지 않겠다. 화려한 스펙에 기죽지 않겠다. 나에겐 그 자체로 충분히 빛나는 내 인생 27년이 있으니까. 나는 효성에서 일하고 싶다”라는 카피를 썼다. 스펙이 아닌 진정한 가치로 채용에 도전하라는 메시지다.

게임회사 엔씨소프트는 “독특하면 좋습니다. 엉뚱해도 상관없습니다.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엔씨소프트에서는 놀라운 세상을 만드는 에너지가 되니까요”라며 취업 희망자의 꿈을 산다는 내용을 담았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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