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Life]“달라지는 보험제도, 내가 받을 수 있는 헤택은?”

《2008년 초에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한 장모 씨(43)는 최근 자신의 보험료가 가입 당시보다 40%나 오른 사실을 알고 크게 당황했다. 보험사에선 “3년마다 갱신되는 조건으로 가입돼 있어서 그렇다”고 답했다. 장씨는 “갱신시점에 보험료가 오를 수 있다는 말은 들었지만 가입 후 한번도 병원에 간 적이 없는데 보험료가 너무 많이 올랐다”며 억울해했다.》

앞으로 실손의료보험 가입자가 질병이나 상해로 병원에서 치료 받은 전력이 없다면 보험료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와 금융당국이 이런 가입자에게 연간 3200∼1만2800원의 할인효과가 생기도록 보험체계를 바꾸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뿐 아니라 금융당국은 서민들의 부담을 줄이도록 보험 관련 제도를 대폭 개편키로 하고 업계와 관련 내용을 조율하고 있다. 시행시점이 정해지지 않은 항목이 많은 만큼 소비자는 보험 계약 때 관련 내용을 보험사 측에 문의해야 한다.

○ 자동차 보험료 부담 줄어들 듯

손해보험사들은 대리운전사가 일으킨 사고는 대리운전사 본인의 보험료 할증에만 적용하고, 차 소유주는 할증 대상에서 제외키로 했다. 3년간 최대 7만5000명에 대해 평균 22% 정도의 보험료 절감효과가 생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대리운전사가 일으킨 대인사고의 보상절차도 개선된다. 지금까진 책임보험에서 보장하지 않는 피해보상은 피해자가 따로 대리운전사의 보험회사에 청구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대리운전사가 가입한 보험회사가 피해액을 일단 보상해야 한다. 차 소유주의 보험회사는 나중에 책임보험 해당분만 정산하면 되고 보험료는 오르지 않는다.

기존 자동차 보험보다 17% 저렴한 서민우대형 자동차 보험은 지난달부터 판매되고 있다. 기초생활수급자이거나 만 35세 이상으로 부양가족이 있으면서 연소득이 4000만 원 이하인 사람이 가입대상이다. 삼성화재, LIG손해보험, 흥국화재, 롯데손해보험 등에 문의하면 된다. 예를 들어 2001년에 출시된 아반떼XD 자동차를 가진 만 41세의 남성(자동차보험 가입 경력 3년 이상)이 서민우대 보험에 들면 가입비가 57만 원 정도 된다. 이는 일반 자동차보험료보다 12만 원 정도 싼 가격이다. 또 금융당국은 보험회사별로 따로 운영되고 있는 자동차보험료 과오납 조회시스템이 일괄 조회시스템으로 개편돼 소비자들이 잘못 낸 보험료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 장애인, 고령자에 대한 보장성 확대

지금까지 만 80세 이상 고령자는 여행자보험에 들지 못했다. 보험사들이 고령자들이 여행할 때 다치거나 질병에 걸려 보험금을 청구한 통계가 충분히 분석돼 있지 않다는 이유로 가입을 거절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여행자보험의 사고 위험률을 산출하는 구간을 현행 0∼80세에서 0∼100세로 확대해 고령자도 여행자보험에 들 수 있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장애인도 보험 가입이 힘들기는 마찬가지였다. 보험사들이 보험금을 상대적으로 많이 지급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가입을 거부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장애인에 대한 보험가입을 거부할 때 과태료가 부과되지만 보험사들이 ‘정당한 가입심사 절차를 거쳤다’고 하면 더는 보험가입을 요구하기 힘들었다. 금감원은 장애인 등에 대한 보험계약업무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약관에 차별적 요소가 있는지 모니터링하기로 했다. 허창언 금감원 보험감독국장은 “보험가입, 해지환급금, 보험금 지급과 관련해 보험소비자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사항을 지속적으로 발굴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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