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임원들 “월급 1% 나눔운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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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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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등 830여명 동참… 이사회 “회사도 같은 금액 기부”
다문화자녀 교육 등에 사용

포스코 임직원들이 6일 급여 중 1%를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쓰자는 ‘1% 나눔운동’에 동참했다. 앞줄 왼쪽부터 포스코 정준양 회장, 오인경 상무, 포스메이트 공윤찬 사장, 포스코 정석모 부장. 포스코 제공
포스코 임직원들이 6일 급여 중 1%를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쓰자는 ‘1% 나눔운동’에 동참했다. 앞줄 왼쪽부터 포스코 정준양 회장, 오인경 상무, 포스메이트 공윤찬 사장, 포스코 정석모 부장. 포스코 제공
“워런 버핏도 부자들이 기부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하는데 포스코는 오너 기업도 아니고….”

올해 9월 포스코 정례 임원회의를 주재하던 정준양 회장이 갑자기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얘기를 꺼냈다. 버핏 회장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포스코 지분의 4.5%를 보유하고 있는 포스코의 주요 투자자 중 한 명이다.

정 회장은 “포스코는 오너 기업이 아니라 버핏처럼 크게 기부할 수 있는 형편은 아니지만 나부터라도 기존에 하고 있던 어려운 이웃돕기 활동 외에 매달 봉급의 일정 부분을 기부하겠다”고 말을 이었다.

○ 포스코, ‘1% 나눔 운동’

월급의 1%를 기부하겠다는 정 회장의 의사 표시에 회의에 참석했던 임원들도 동참 의사를 밝혔다. 일부 임원은 “전 직원까지 확대하자”는 의견도 냈지만 자율적인 기부문화 확산을 위해 임원들부터 솔선수범하자고 뜻을 모았다.

포스코 임원들의 1% 나눔 운동은 계열사에도 영향을 미쳤다. 포스코파워, 포스코특수강, 포스코엔지니어링 등 계열사의 임원은 물론이고 부장급 직원도 속속 동참 의사를 밝혔다. 한 달 사이에 포스코 및 계열사 임직원 830여 명이 월급의 1%를 기부하는 1% 나눔 운동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 같은 나눔 운동에 포스코 이사회도 화답했다. 포스코 이사회는 포스코 임직원들이 기부하는 금액만큼 회사도 기부하는 매칭 그랜트 방식으로 1% 나눔 운동에 동참하기로 결의했다.

포스코는 포스코 및 계열사 임직원들의 1% 나눔 운동을 통한 모금액이 연간 8억∼9억 원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포스코의 매칭 그랜트 금액까지 포함하면 전체 모금액은 11억 원가량이 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는 “액수에 관계없이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조성한 모금액이며, 일회성이 아니라 계속된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매달 모은 기부금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위탁해 다문화가정 자녀들을 위한 이중 언어 교육 프로그램, 공공시설 및 복지시설용 친환경 주거시설 건설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 재계, 나눔 움직임 확산


월급의 일부를 떼 사회공헌에 사용하는 움직임은 재계에서 최근 확산되는 추세다. 큰 액수가 아니기 때문에 부담이 적고 월급에서 자동으로 공제되기 때문에 쉽게 후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후원을 받는 사회복지시설에서는 꾸준히 일정한 금액을 지원받을 수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9월 임직원들이 매년 급여의 1%를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하는 ‘급여 1% 나누기 약정식’을 열었다. 노동조합도 이 같은 기부운동에 적극적인 동참 의사를 밝혀 약정식에 권오갑 사장과 김태경 노조위원장이 함께 참석했다. 우림건설 역시 기업개선작업이 진행되는 상황에서도 임직원들이 꾸준히 급여의 1%씩을 적립해 사회공헌에 사용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기존의 기부가 기업이나 오너가 주도하던 방식이었다면 최근의 특징은 임직원들이 주도하는 기부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라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위한 움직임도 점차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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