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中企 너마저…” 해외이전 러시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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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고로 수출채산성 악화
조합 만들어 집단 이주… 산단기업 20%↓

일본의 대형 제조업체에 이어 중소기업마저 생산시설을 해외로 옮기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31일 보도했다. 중소기업이 집단적으로 일본을 뜨면서 일본 내 산업단지 입주기업 수가 최근 2년간 15∼23% 감소했다.

시즈오카(靜岡) 현 하마마쓰(浜松) 산업공단에 입주해 있는 중소기업 10개사는 지난달 20일 동남아시아로 생산시설을 옮기기 위한 협동조합을 설립했다. 단독으로 해외에 나갈 경우 자금이나 공장입지 확보, 정보 취득에 한계가 있어 함께 행동하기로 한 것이다. 조합에 참가한 업체는 자동차 부품부터 섬유 건설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중소 금형업체가 몰려 있는 군마(群馬) 현에서는 아예 동종업계 협회인 금형공업회가 멕시코 집단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도쿄(東京) 가쓰시카(葛飾) 구에 있는 중소기업 19개사도 11월에 베트남을 둘러본 뒤 공동 진출을 추진하기로 했다. 그동안 지방공단 입주기업의 해외 이전을 말려온 지방자치단체는 중소기업이 국내 생산시설을 유지한다는 조건으로 해외진출을 위한 시찰단을 조직해주거나 외국어 문서 번역서비스를 도와주고 있다.

일본을 등지는 중소기업이 늘고 있는 것은 납품업체인 대기업이 해외로 이전해 현지에서 부품을 생산하는 게 유리해진 데다 엔화가치 급등으로 수출채산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또 엔화가치가 최고점에 이른 지금 해외로 나가 토지와 기계를 조달하는 게 이득이라는 판단도 작용했다.

이 때문에 일본의 대표적인 산업단지인 오사카(大阪) 히가시오사카(東大阪) 공단의 2010년 말 현재 종업원 4인 이상 공장 수는 2년 전보다 15% 줄었고, 도쿄 등 수도권에서도 같은 기간 21∼23% 감소하는 등 산업단지가 비어 가고 있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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