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인력 구조조정 없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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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 조직 도입-카드 분사 반발 노조 달래기… 정현진 전무 e메일 보내

매트릭스(은행, 증권, 보험, 카드 등으로 분리된 금융지주 산하 개별회사들의 공통 사업 부문을 하나로 묶어 관리하는 조직) 도입 및 카드 분사 문제로 내홍을 겪는 우리금융지주가 ‘조직 변경에도 불구하고 인력 구조조정은 없다’는 장문의 해명 자료를 통해 노조 달래기에 나섰다.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오른팔로 불리는 정현진 우리금융지주 경영기획본부 전무는 17일 2만5000명에 이르는 우리금융그룹 전 직원에게 e메일을 보냈다.

총 36쪽의 설명 자료까지 첨부한 이 e메일에서 정 전무는 “우리금융지주가 각종 구조화 금융사고 및 대형 부실 등으로 2004년 이후 12조 원이 넘는 막대한 대손비용이 발생해 경쟁사와 비슷한 규모를 지녔음에도 이익이 크게 뒤처지는 아픔을 반복해 겪고 있다”며 “매트릭스 조직 체제를 도입하면 개별회사의 위험관리 체계에다 비즈니스유닛(BU) 단위의 위험관리 체계까지 추가돼 과거처럼 위험관리 실패로 영업 현장의 피땀 어린 성과가 사라지는 일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계 100대 금융회사 중 83%가 매트릭스 체제를 도입했을 정도로 이미 선진 금융그룹에서는 대세”라며 “매트릭스 도입으로 인한 인력 구조조정은 없으며 오히려 영업 강화 차원에서 인력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카드 분사의 정당성도 강조했다. 정 전무는 “분사 후 카드사의 실적이 나쁘면 과거처럼 다시 우리은행이 카드사를 합병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지만 2003년 64%에 이르던 ‘카드론+현금서비스’의 자산 비중이 2010년 20%로 낮아지는 등 카드 부문의 자산 구성이 안정적으로 바뀌었다”라고 밝혔다. 그는 “분사로 인한 구조조정도, 직원 의사에 반하는 카드사로의 일방적인 이동도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직원들은 여전히 떨떠름한 반응이다. 우리은행의 한 직원은 “회사는 구조조정을 안 한다지만 재정위기 심화로 은행권 곳곳에서 구조조정 움직임이 있어 직원들은 불안할 따름”이라며 “먼저 매트릭스 체제를 도입한 다른 금융지주의 실적 개선도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우리금융지주노조협의회는 지난달 20일부터 서울 중구 회현동 본점에서 매트릭스 도입, 카드 분사, 경남·광주은행 완전 자회사화에 반대하는 농성을 벌이고 있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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