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강남 알짜배기 땅 감정원 사옥 2328억에 매입

  • 동아일보

주변 대규모 개발 가능성

삼성생명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알짜배기 땅으로 불리는 한국감정원 본점 사옥을 사들였다. 계열사인 삼성물산이 감정원 사옥과 주변에 위치한 한국전력, 서울의료원 터를 통합 개발하는 계획을 추진한 바 있어 매입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국감정원은 7일 대구혁신도시로 이전하는 데 필요한 자금 마련을 위해 추진한 본점 사옥 매각입찰에서 삼성생명을 매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매각금액은 2328억 원으로 예정매각가(2233억 원)보다 4%가 높다. 감정원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앞으로 20일 이내에 본계약을 하고 계약금 10%를 제외한 나머지 잔액을 2013년 6월 30일까지 6차례에 걸쳐 분납해야 한다.

정부가 2009년부터 지방이전 대상 공기업이 보유한 수도권 부동산 매각을 추진하면서 7일까지 매각한 부동산은 모두 21건. 이 가운데 민간기업이 매입한 공기업 부동산으로서는 한국감정원 사옥이 최고가이다. 삼성생명은 감정원 터에 업무용 빌딩을 지어 사무실 임대사업에 활용할 방침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입지가 좋고 임차수요가 많은 만큼 장기적으로 안정적 임대수입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2014년에 착공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조치로 삼성동 일대 부동산의 대규모 개발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계열사인 삼성물산이 2009년 초 포스코건설과 함께 강남구청에 10조 원을 투자해 감정원 사옥과 인근에 있는 한국전력, 서울의료원 등 공공기관 이전 예정용지와 주변 일부 용지를 합친 총 14만3500m²를 복합단지로 개발하는 내용의 제안서를 제출했기 때문. 감정원도 올해 6월 공개한 ‘공공기관 종전부동산 투자분석자료’에서 ‘편리한 교통 여건뿐만 아니라 서울시가 인근에 위치한 한국전력, 서울의료원 등과 연계한 대규모 개발계획을 세운 점을 고려할 때 (본사 사옥을) 업무시설 외에 관광호텔, 공연장, 전시장 등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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