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해진 가전 ‘절전’에 눈뜨다… 독일 국제가전전시회서 선보인 ‘스마트그리드 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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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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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가전업체들이 ‘스마트그리드’ 가전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이달 초 LG전자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1에서 전시한 스마트 세탁기와 냉장고. LG전자 제공
글로벌 가전업체들이 ‘스마트그리드’ 가전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이달 초 LG전자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1에서 전시한 스마트 세탁기와 냉장고. LG전자 제공
독일 하노버에 사는 워킹맘 소냐 그란초우 씨(35)는 아침 출근 전 세탁기와 식기세척기를 모두 오후 7시 이전에 마치도록 지정해 둔 뒤 집을 나섰다. 세탁기와 식기세척기를 통해 자동으로 받아본 일기예보에 따르면 점심 이후 화창한 날씨가 예상된다. 이날 식기세척기는 오후 1시 정각에 집 지붕에 연결된 태양광을 활용해 자동으로 전원이 들어왔다. 2시간 뒤에는 세탁기가 자동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에 ‘태양열’ 발전을 접목한 가전제품이 전기요금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시간대에 작동한 것이다.

이달 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가전전시회 IFA 2011의 큰 주제는 ‘3차원(3D)’과 스마트로 요약됐다. 스마트 중에서도 소비전력을 효율적으로 절감하는 스마트그리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가전업체들의 경쟁이 뜨겁다. 가전업계에서는 이제 막 스마트그리드를 시작하는 단계이지만 에너지 문제를 피해갈 수 없기 때문이다. 유럽은 2020년까지 소비전력을 효율적으로 절감하는 ‘스마트그리드 미터’를 전체 가정의 80%에 설치할 계획을 갖고 있다.

○ 스마트그리드에 태양광에너지 결합

독일의 프리미엄 가전업체 밀레는 스마트그리드 가전의 선두 주자라 할 수 있다.

밀레는 이번 전시회에서 스마트그리드에 가정의 태양광에너지를 결합한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다. 태양광에너지를 생활전력으로 활용해 세탁기나 의류건조기, 식기세척기 등 주방에서 자주 사용하는 생활가전과 연결해주는 획기적인 친환경 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도입한 것. 이 시스템은 자동으로 매일 날씨에 따라 태양광에너지를 사용할 시간을 알려주고 시간 배분을 해준다. 비가 많이 오는 유럽의 기후를 반영해 태양광에너지를 가정에서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제작됐으며, 세탁기나 식기세척기 등 생활가전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이 나오지 않을 시간에는 가동되는 제품을 자동으로 나눠준다. 원하는 시간에 작업을 마치게 하면서 에너지 활용을 최적화할 수 있도록 했다.

밀레가 이번에 선보인 ‘허니컴 드럼세탁기’는 세탁물의 양에 맞게 액체와 분말 세제가 자동으로 투입되는 시스템을 갖춰 세제를 30%까지 절약할 수 있다. ‘허니컴 의류건조기’도 약 40%의 전기요금을 절약할 수 있다.

○ 삼성, LG도 ‘스마트 가전’ 경쟁 치열

삼성전자 ‘에코버블 세탁기’
삼성전자 ‘에코버블 세탁기’
삼성전자도 이번 IFA에서 다양한 에너지 절감 가전제품을 선보였다. ‘에코버블 세탁기’는 찬물 세탁으로 유럽 기준 표준 코스에서 기존 제품보다 70%까지 에너지를 절감하도록 한 제품. 버블 세탁 기술에 콤팩트 기술을 더해 유럽 스탠더드 사이즈에서도 최대 용량 12kg을 달성했다.

삼성전자가 선보인 ‘유럽형 냉장고 G 시리즈’는 냉장고의 온도와 습도를 일곱 개의 스마트 센서가 빠르게 인식하고 조정해 에너지를 아껴주는 것이 특징이다. 디지털 인버터 컴프레서는 기온과 습도, 사용 패턴에 따라 냉각량을 조정해 에너지 소비를 줄여준다. 외부 발광다이오드(LED)를 보며 문을 열지 않고 쉽게 냉장고를 제어할 수 있으며 외출 시에 효율적으로 냉장고를 작동시키는 휴면 모드도 지원한다.

삼성전자도 스마트그리드를 활용해 가전제품의 소비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홈 에너지 관리 시스템(HEMS)’을 선보였다. 이 밖에도 태양열을 이용한 세탁기, 태양광전지, 지열시스템 등 ‘스마트 에코홈’도 함께 내놓았다.

밀레 ‘허니컴 드럼세탁기’
밀레 ‘허니컴 드럼세탁기’
LG전자도 스마트그리드를 비롯해 ‘스마트 싱큐(Smart ThinQ)’라 이름 붙인 독자적인 스마트 가전 기술을 적용한 다양한 가전제품을 이번 IFA에서 선보였다.

스마트 싱큐는 냉장고에 저장된 음식을 관리하는 스마트 매니저, 제품의 오류를 스마트폰으로 즉시 알 수 있는 스마트 진단, 전원과 기능을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 액세스, 조리법이나 세탁코스를 내려받아 업그레이드하는 스마트 어댑터 등이 4대 핵심기술이다.

LG전자가 이번에 선보인 ‘스마트 냉장고’는 스마트그리드를 접목해 요금이 비싼 시간대에는 스스로 절전모드로 전환해 전기요금을 아껴준다. 또 스마트폰과 연동하고 스마트 매니저를 통해 식품 보관 기한과 구매 목록도 관리할 수 있다.

베를린=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 스마트그리드(Smart Grid) ::

기존의 전력망에 정보기술(IT)을 접목해 에너지 효율을 최적화하는 차세대 지능형 전력망. 전력 공급자와 소비자가 양방향으로 실시간 정보를 교환한다. 전력 공급자는 전력 사용 현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공급량을 탄력적으로 조절할 수 있고, 전력 소비자는 요금이 비싼 시간대를 피해 사용 시간과 사용량을 조절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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