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의 부도위기로 국내 금융시장이 다시 휘청거렸다. 코스피가 1,750선 아래로 급락했고 원-달러 환율은 30원이나 급등(원화가치는 하락)해 5월25일 이후 처음으로 1100원대로 올라섰다.
14일 코스피는 직전 거래일보다 63.77포인트(3.52%) 급락한 1,749.16으로 마감했다. 코스피가 1,750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달 22일 이후 처음이다. 개인투자자와 기관이 주식을 적극 사들이면서 방어에 나섰지만 6901억 원어치나 내다판 외국인의 매도공세를 막을 수는 없었다. 코스닥지수도 18.64포인트(3.96%) 떨어진 452.30이었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가 1.14% 떨어지는 등 아시아 주요 증시도 동반 하락했다. 외국인들의 매도공세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이 30.50원 급등하면서 1107.80원으로 마감했다.
이날 금융시장이 요동친 것은 유럽연합(EU)의 지원으로 연명하던 그리스의 국가부도가 현실화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추석연휴로 국내 증시가 문을 닫은 동안 EU의 핵심국인 독일의 필립 뢰슬러 부총리 겸 경제장관이 그리스의 디폴트 가능성에 대해 처음으로 언급했다. 그리스의 1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부도 수준으로 높아졌다. 특히 국제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가 그리스 채권을 많이 가진 프랑스 은행 크레디트 아그리콜과 소시에떼 제너럴의 신용등급을 각각 한 단계 낮추면서 그리스의 국가 부도가 점차 현실화하는 분위기다. 정용택 KTB투자증권 상무는 "이미 시장에서는 그리스 부도를 현실로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이탈리아, 스페인 등 경제규모가 훨씬 큰 국가로 위기가 전이되지 않도록 독일, 프랑스 등 주요 국가들이 나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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