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귀성길 ‘KT 와이브로 버스’ 타보니, 서울서 부산까지… 4G로 날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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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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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본격적인 서비스를 앞두고 4세대(4G) 통신서비스를 홍보하기 위한 통신사들의 홍보전이 뜨겁다. KT는 추석 귀향길 고속도로에서도 인터넷이 되는 4G 무선인터넷 귀성버스를 운영했다. SK텔레콤은 5배 빠른 4G를 알리기 위해 귀향버스 대신 버스보다 5배 이상 빠른 비행기로 부산 귀성객을 실어 날랐다. KT·SK텔레콤 제공
가을 본격적인 서비스를 앞두고 4세대(4G) 통신서비스를 홍보하기 위한 통신사들의 홍보전이 뜨겁다. KT는 추석 귀향길 고속도로에서도 인터넷이 되는 4G 무선인터넷 귀성버스를 운영했다. SK텔레콤은 5배 빠른 4G를 알리기 위해 귀향버스 대신 버스보다 5배 이상 빠른 비행기로 부산 귀성객을 실어 날랐다. KT·SK텔레콤 제공
11일 오전 9시 50분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 두 손 가득 선물보따리를 든 150여 명의 인파가 고향으로 가기 위해 모였다. 운동장에는 경부고속도로(부산, 대구행), 중부고속도로(대전행), 호남고속도로(광주행), 서해안고속도로(목포행), 영동고속도로(강릉행)를 달릴 6대의 버스가 서 있었다. KT가 마련한 특별 귀성버스다. 귀성길에서 4세대(4G) 통신 서비스인 와이브로를 이용해 차량 내에서 무선인터넷을 즐길 수 있는 버스였다.

버스 안에는 수신한 와이브로를 와이파이 신호로 바꿔주는 퍼블릭 에그(Public Egg)가 설치됐다.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컴퓨터, 태블릿PC 등으로 이 신호에 접속하면 무선인터넷을 쓸 수 있었다. 기자도 3년 전 와이브로를 썼던 경험이 있다. 하지만 석 달 만에 해지했다. 취재차 경기도에 갈 일이 잦았는데 서울만 벗어나면 와이브로가 무용지물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버스를 타면서도 귀성길에서 접속이 안 되는 이른바 ‘음영 지역’이 적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 와이브로 버스를 타다

와이브로는 최근 스마트폰 보급이 늘면서 폭증하는 무선인터넷 사용량을 흡수할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SK텔레콤과 KT가 와이브로 사업을 벌이고 있는데 KT가 특히 적극적이다. 이 회사는 올해 3월 와이브로 서비스 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했다. 기자는 경부고속도로행 버스에 올랐다. 부산까지 내려가면서 와이브로를 직접 써 봤다. 와이브로와 경쟁관계에 있는 다른 4G 서비스인 롱텀에볼루션(LTE)은 내년에 전국망이 구축될 예정이다.

기자가 탄 버스는 경부고속도로를 평균 시속 100km로 6시간 동안 달렸다. 우선 야구중계를 틀었다. 평소 기자가 스마트폰에서 사용하는 3세대(3G) 통신망으로는 방송을 보려면 자꾸 중계가 끊어져서 도저히 볼 수가 없을 지경이었던 기능이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스마트폰으로 고화질(HD) 다큐멘터리 영상은 물론이고 롯데자이언츠의 손아섭 선수가 안타를 치고 1루로 질주하는 역동적인 모습도 생생하게 보였다. 3년 전과 달리 접속이 안 되는 지역도 찾기 힘들었다. 물론 이번 와이브로 버스는 고속도로를 중심으로 KT가 사전에 점검해 봤을 지역을 달렸지만 그래도 해당 구간 전체에서 끊김 없는 인터넷 사용이 가능했다.

인터넷 메신저를 이용해 회사 후배에게 10MB(메가바이트) 크기의 문서 파일을 달라고 요청했다. 3G에서는 최소 2분은 걸렸지만, 와이브로에서는 20초도 안 걸렸다. 무선인터넷 속도를 측정할 수 있는 앱인 ‘벤치비(BENCHBEE)’를 켰다. 평균 속도는 초당 8Mb(메가비트). 일반적인 상황에서 이용하는 3G 통신서비스보다 최소 7배 빠른 수준이었다. 실제로 인터넷 검색, 실시간 동영상 시청 등 스마트폰에서 웬만한 서비스는 무리 없이 사용할 수 있었다.

○ 4G로 풍요로워지는 미래

KT뿐 아니라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내년부터는 전국으로 4G 구축범위를 넓힌다. 이들은 LTE를 이용해 4G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KT도 올해 내로 LTE도 함께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이러한 4G 서비스의 미래를 상징하는 이벤트를 추석 귀성객을 상대로 열었다. 연휴 첫날인 11일 KT가 고속도로에서도 펑펑 쓸 수 있는 4G 전국 서비스를 선보였다면 SK텔레콤은 4G 서비스의 속도를 강조한 이벤트를 벌였다. 200명의 이벤트 당첨자에게 “서울에서 부산까지 5배 빠른 4G LTE 버스로 이동한다”고 예고한 뒤 가림막을 친 버스에 태워 김포공항으로 이들을 데려간 것이다. 그러고는 SK텔레콤이 구한 전세기로 45분 만에 부산에 도착하는 ‘깜짝쇼’를 펼쳤다. 이날 서울에서 부산까지 자동차로 도착하는 평균 시간은 7시간이 넘었다. 특히 이 모든 과정을 행사 당일까지 철저하게 비밀에 부쳤다. 이벤트 당첨자들의 감동을 높이기 위한 장치였다. SK텔레콤 박혜란 브랜드전략실장은 “3G로 데이터를 다운로드하는 것을 버스에 비유한다면 4G LTE를 이용하는 것은 비행기를 타는 것임을 보여주려 했다”고 행사 의도를 설명했다.

정진욱 기자 cool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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