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가계대출 빗장 풀렸다더니” 까다로운 심사 여전… 항의 빗발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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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창구 고객문의 폭주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려는데 가능한가요, 금리는 올랐나요?”(대출 희망 고객)

“1억 원 이하 주택담보대출도 소득증빙서류를 내셔야 합니다. 대출승인이 될지는 심사 후에 알 수 있습니다.”(하나은행 서울 모 지점 직원)

일시 중단됐던 은행권의 신규 가계대출이 1일부터 재개되자 대출 가능 여부를 묻는 고객들의 문의가 폭주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은행 지점에서는 높아진 대출 문턱이 낮아지지 않아 대출 받기는 여전히 힘든 상황이다.

지난달 대부분의 신규대출을 중단했던 농협은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한 가계대출을 정상화했다. 신한은행도 일시 중단했던 거치식 주택담보대출과 엘리트론, 샐러리론 등 신용대출을 재개했지만 변동금리형 만기일시상환 주택담보대출은 여전히 막아놓았다. 국민, 우리, 하나은행 등도 “대출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 지점에서는 모든 대출에 소득증빙서류를 요구하고 용도가 불분명한 대출은 거절하는 등 대출심사를 까다롭게 하는 방법으로 대출을 억제하고 있다. 자금용도가 불명확한 생활자금용 주택담보대출이나 주식담보대출, 마이너스통장 개설 등은 여전히 어렵다.

우리, 하나은행은 1억 원 이하 주택담보대출도 소득증빙서류를 요구하고 있다. 국민은행도 모든 대출에 대해 채무상환능력 평가에 나섰다. 신용대출 한도도 연소득을 넘지 않는 수준으로 강화됐고 자금용도와 함께 원천징수영수증 등 소득증빙서류를 첨부하도록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지점에서는 “대출을 재개했다더니 왜 안 해주느냐”는 고객들의 항의가 잇따르기도 했다.

우리은행 지점 관계자는 “대출 신청을 전산에 입력하면 본부에서 심사역이 대출심사를 하기 때문에 조건이 된다고 해도 실제로 대출이 이뤄질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신한은행 지점 관계자는 “현재는 대출이 가능하지만 추석 이후에는 어려워질 수도 있어 승인을 받으려면 빨리 신청해야 할 것”이라고 안내했다.

시중은행 본부에서는 다른 은행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 은행에서 대출을 확 줄이면 다른 은행들로 대출자가 일시에 몰릴 수 있다”며 “대출금리 인상 같은 다른 은행의 동향을 체크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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