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권유대로 투자했을 때 최근 2년간 수익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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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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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제로인, 18개 증권사 월간보고서 분석… 대형증권사 부끄러운 성적표

《 최근 2년 동안 중소 증권사의 권유대로 투자했다면 대형 증권사의 조언을 따랐을 때보다 10배가 넘는 수익률을 거뒀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투자전략 및 종목 분석 능력은 증권사 덩치와는 별 상관이 없다는 얘기다. 동아일보와 펀드평가회사인 제로인이 29일 최근 2년간 주요 18개 증권사의 월간 모델포트폴리오 보고서 434개를 분석한 결과, NH증권이 73.94%로 수익률 1위를 차지했다. 2009년 8월부터 매달 NH증권의 보고서대로 투자종목과 비중을 바꿔 나갔다면 이번 폭락장을 포함하더라도 74%에 이르는 수익을 냈다는 뜻이다. 모델포트폴리오 보고서는 특정 종목을 사거나 팔라는 종목추천이 아니라 수익이 날 만한 종목과 편입비중을 제시하는 것으로 증권사 투자전략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대우증권은 같은 기간 6.43%, 삼성증권은 4.51%, 한국투자증권은 2.01%의 수익을 올리는 데 그쳤다. 》
중소형 증권사는 투자전략을 짜면서 조직 내 활발한 의견교환이 있었던 반면 대형 증권사들은 스타 애널리스트에 휘둘리는 가운데 소통 부족으로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제시하지 못했다. 증권사의 모델포트폴리오 성과를 분석한 것은 이번이 국내 처음으로, 동아일보는 매달 초 증권사별 모델포트폴리오 수익률과 함께 이들이 투자전략을 어떻게 수정했는지를 소개할 예정이다.

○ 2년간 수익률 증권사별 큰 차이


주요 증권사들이 거의 매달 모델포트폴리오 보고서를 낸 최근 2년간의 수익률에서 NH증권은 73.94%로 단연 1위였고 이어 신영(24.88%) 대신(24.17%) 키움증권(21.30%)이 좋은 성적을 냈다. 이는 올 8월 폭락장을 포함한 24일까지의 수익률을 산정한 결과다.

반면 증권업계 1, 2위를 다투는 삼성과 대우증권의 성과는 저조했다. 최근 2년 동안 대우증권은 6.43%, 삼성증권은 4.51%의 수익률을 내는 데 그쳐 이 기간 코스피 상승률인 8.84%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처럼 중소 증권사의 수익률은 높은 반면 대형 증권사의 수익률은 시장 평균에도 미치지 못한 것에 대해 한 증권사 투자전략팀장은 “일부 대형 증권사는 이른바 스타 애널리스트의 주장에 휘둘리는 데다 사내 소통이 부족한 때도 많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증권사 중에는 투자전략팀과 종목 연구원, 퀀트(Quant·계량분석) 연구원이 활발한 의견 교환을 거쳐 보고서를 만드는 곳이 있는 반면 연구원 한 명에게 작성을 맡겨두는 곳도 있었다. 한 증권사 투자전략팀장은 “종목 연구원 가운데 자신이 맡은 분야를 비관적으로 말하는 경우는 드물다”며 “스타 애널리스트들의 개인플레이가 심한 곳일수록 균형 잡힌 모델포트폴리오를 제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모델포트폴리오에서는 비중 축소를 제시한 종목을 두고 같은 증권사의 종목 애널리스트는 비중 확대를 권하는 등 증권사 내에서 의견이 엇갈리는 사례도 있었다. 실제 한 대형 증권사 퀀

○ 모델포트폴리오, 주식펀드보다 나아


대부분 모델포트폴리오는 주식형펀드에 비해 수익률이 높게 나타나 투자자들이 이들 보고서를 참고할 만한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2년간 증권사 모델포트폴리오 수익률 평균은 19.16%로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펀드 평균 수익률인 15.13%보다 높았다. 최근 1년간을 비교해도 모델포트폴리오 수익률은 3.89%였으나 주식형펀드 수익률은 0.33%에 그쳤다.

모델포트폴리오 수익률이 높게 나타난 증권사들은 △뚜렷한 전략을 갖고 △시장 흐름에 빠르게 대응하며 △증권사 내 소통이 원활한 특성을 보였다.

8월 이후 폭락장에서도 최근 2년간 수익률 상위 증권사들의 실적이 좋았다. 8월 모델포트폴리오를 제시한 직후인 3일부터 24일까지 NH투자증권(―11.12%) 신영증권(―12.25%) 등은 코스피(―15.93%)보다 낮은 하락률을 보였다. 두 증권사는 사실상 7월 말 작성한 8월 보고서에서 식음료 등 내수주 비중을 늘리고 과도하게 오른 화학 운수장비 등의 비중을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모델포트폴리오는 구성 종목이 평균 30개를 웃돌아 개인이 그대로 따라할 수는 없지만 대표적인 몇 개 종목만 참고해도 비슷한 수익률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우 기자 libra@donga.com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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