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정몽준 울고 김택진 웃고…‘주식부호’ 판도 바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21일 08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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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의 금융위기로 주가가 폭락하면서 국내 주식부자들의 판도가 크게 바뀌었다. 재벌닷컴이 21일 상장사 대주주와 특수 관계인이 보유한 주식 가치를 19일 종가 기준으로 평가한 결과, 정보기술(IT)과 자동차 등 주가상승을 이끌던 대형주들이 폭락한 반면 인터넷, 연예 등 내수 업종이 떠오르면서 해당 기업 대주주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1000억 원 어치 이상 주식을 가진 부자는 169명이었으며, 이 중 12명이 1조 원 어치 이상 주식을 보유한 '1조 클럽'에 포함됐다.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폭락장에서 활짝 웃은 게임업체 엔씨소프트의 김택진 사장. 그가 보유한 엔씨소프트 지분(24.76%) 가치는 5일 1조7218억 원에서 19일 1조8921억 원으로 10% 가까이 상승했다. 연초에 비해서는 69.1% 급증했다. 김 사장은 폭락장에서도 급등한 주가 덕분에 쟁쟁한 재벌그룹 회장을 제치고 주식부자 서열 9위에 올랐다.

경기방어주로 꼽히는 내수종목이 강세를 보이면서 내수기업 오너들의 주식 가치도 크게 상승했다. CJ그룹 이재현 회장의 주식평가액은 5일 대비 19일 현재 16.1% 늘어나면서 1조1999억 원에 이르렀고,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보유주식 가치도 1조9638억 원으로 10.4% 증가했다.
하지만 상당수 대주주들은 이번 폭락장세의 직격탄을 맞았다. 한국 최고 주식부자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주식 평가액은 5일 8조722억 원에서 19일 현재 7조1075억 원으로 1조 원 가까이 급감했다. 주식부자 2위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역시 보유 주식가치가 7조3766억 원에서 6조5852억 원으로 감소했다.

수출 대표주인 현대중공업의 주가가 추락하면서 이 회사의 최대주주인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의 주식평가액은 연초 3조5714억 원에서 19일 현재 2조4958억 원으로 1조 원 이상 감소했다.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 이후 LG전자의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주식평가액은 연초 1조6450억 원에서 9852억 원으로 크게 줄었다. 허창수 GS그룹 회장도 연초 1조124억 원에서 8923억 원으로 주식평가액이 감소하면서 '1조 클럽'에서 밀려났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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