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몸짱이 51세?”… 20대들이 기가막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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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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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홍 ING자산운용사장 ‘쿨가이 선발대회’ 1등‘몸짱+문화적 소양’… 아들 또래와 당당히 겨뤄

최홍 ING자산운용 사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지난달 30일 ‘쿨가이 선발대회’에서 1등상인 ‘쿨가이 상’ 수상자로 호명되자 박수와 환호가 쏟아졌다. 최 사장은 “어린 시절 불우한 환경을 극복한 열정을 이번에 다시 불러냈다”고 말했다. 멘즈헬스코리아 제공
최홍 ING자산운용 사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지난달 30일 ‘쿨가이 선발대회’에서 1등상인 ‘쿨가이 상’ 수상자로 호명되자 박수와 환호가 쏟아졌다. 최 사장은 “어린 시절 불우한 환경을 극복한 열정을 이번에 다시 불러냈다”고 말했다. 멘즈헬스코리아 제공
청바지에 티셔츠를 입은 중후한 ‘꽃미남’이 무대에 섰다. 응원단의 환호성이 터져 나오는 가운데 사회자가 “외모로는 판단하지 못하시겠지만 유일한 50대 참가자”라고 소개하자 1300여 명으로 가득 찬 청중석에서 탄성이 쏟아졌다. 그가 이번 대회의 주제인 ‘성공을 위한 나만의 경쟁력’에 대한 발언을 시작하자 여기저기서 “아들이 스물여섯 살이래” “목소리는 중후함이 느껴진다”는 웅성거림이 흘러나왔다.

지난달 30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센트럴시티에서 남성잡지 ‘멘즈헬스코리아’의 주최로 열린 ‘쿨가이 선발대회’에서 최홍 ING자산운용 사장(51)이 1등상인 ‘쿨가이 상’을 받았다. 전국에서 1200명이 응모했으며, 이날 본선에 참가한 26명의 평균나이는 27세다. 올해로 6회째인 대회에서 50대가 본선에 진출한 것은 물론이고 1등상을 거머쥔 것은 처음이다.

“처음에는 본선 진출만으로도 영광이었는데 이렇게 1등으로 뽑히고 나니 스스로가 장하고, 대단한 성취감을 느낍니다.” 2시간 반 동안 펼쳐진 행사에서 참가자들은 청바지, 여름·겨울 캐주얼, 정장, 속옷 차림의 패션쇼와 군무(群舞)를 선보였다. 본선 진출자들은 대학생이 많았지만 경륜선수, 피부과 원장, 개그맨, 사업가 등 경력이 다양했다.

최 사장은 “나이에 맞지 않는 이질적인 세계에서도 과연 품위 유지를 하면서 동화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많았다”며 “살을 빼는 것도 육체적으로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키 181cm에 몸무게는 76kg이다. 군무에서 ‘민폐’를 끼치지 않으려고 아이패드에 동영상을 담아 다니며 틈틈이 춤 연습을 했다고 귀띔했다.

총 10명의 심사위원이 각자 원하는 후보에게 질문을 하는 순서에서는 2명이 최 사장에게 질문을 던졌다. 심사위원장인 백승관 멘즈헬스 편집장이 ‘몸매를 유지하는 자신만의 비결’에 대해 묻자 최 사장은 “소식(小食)과 생활 속 운동”이라며 “비즈니스 하면서 폭식을 하게 될 경우 며칠에 걸쳐 운동을 하면서 천천히 뺀다”고 말했다. 헬스장에서뿐 아니라 집에서 드라마를 볼 때, 심지어 출장지에서도 침대에 타월을 깔아놓고 팔굽혀펴기를 한다고 했다. 작곡가 방시혁 씨는 최 사장이 스스로의 경쟁력으로 꼽은 ‘균형감과 조화된 열정’이 어떻게 생겨났는지를 물었다. 아티스트이자 사업가인 자신에게도 필요한 요소라며 ‘인생 선배’에게 묻는 태도였다. 최 사장은 “일을 할 때는 일에만, 운동을 할 때는 운동에만 집중한다”며 “사람에게는 누구나 열정이 있지만, 이를 온돌과 같은 은근한 따뜻함으로 승화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백승관 편집장은 “최 사장이 1등상을 탄 것은 이번 대회가 단순히 ‘몸짱’을 뽑는 게 아니라 문화적 소양까지 갖춘 대한민국 최고의 남자를 뽑는 대회였기 때문”이라며 “50대는 근육도 잘 붙지 않는 나이인데 평소에 꾸준히 관리하지 않으면 이런 몸매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데 심사위원이 만장일치를 봤다”고 설명했다.

최 사장은 이번 대회의 성과로 “부모 형제 없이 외할머니 밑에서 자라면서 어렵고 치열했던 내 유년시절의 열정이 살아 있다는 것을 확인한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불우한 환경에서도 서울대 경영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한 뒤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경영학 박사를 받았다. 외국계 자산운용사에서 10년째 최고경영자(CEO)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오십 줄에 들었지만 이번 우승을 계기로 앞으로 30∼40년을 열정적으로 살아낼 자신감을 얻었다”고 환하게 웃었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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