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철 대상FNF 대표이사 사장(54)은 24일 서울 중랑구 상봉동 대상FNF 본사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배추와 무에서 분리한 유산균인 ‘식물성 유산균 발효액ENT’로 김치의 아삭한 맛을 유지하는 기한을 기존 한 달에서 최대 3개월까지 늘릴 수 있게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사장은 “남미 지역으로 김치를 수출하려 해도 현지에 도착하는 것이 3개월이나 걸려 수출지역을 다변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며 “이번에 개발한 발효액을 김치에 접목한다면 한식 세계화에 종가집 김치가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자부했다.
대상FNF가 이번에 개발한 발효액은 순식물성으로 미생물 활동을 억제해 유통기한을 연장시켜 줄 뿐만 아니라 방부제나 합성첨가료의 대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회사는 식품 외에도 화장품, 생활용품 등 다양한 분야와 발효액을 응용하는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을 모색하고 있다.
대상FNF는 국내 포장김치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종가집 김치를 만드는 신선식품 전문제조회사로 대상그룹의 주요 계열사 가운데 한 곳이다. 신선식품 전문회사지만 내수 못지않게 그룹의 ‘수출 첨병’ 역할도 한다. 이 회사가 최근 김치로만 벌어들인 연간 수출액이 3000만 달러(약 325억 원)를 넘어섰다. 종가집 김치 매출의 30%는 수출이 차지할 정도로 해외에서도 인지도가 높다. 이 사장은 “지금은 일본 중국 호주 등 아시아권과 미주 지역에 국한돼 있지만 조만간 남미, 아프리카 대륙으로도 수출처를 확대할 계획”이라며 “내년 말에는 5000만 달러 수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배추 파동 때 포장김치 회사는 돈을 많이 벌지 않았냐는 질문에 이 사장은 “배추가격이 3, 4배 올라도 김치 가격을 그렇게 올릴 순 없지 않냐”며 “배추가격이 금배추가 돼도 김치 회사는 제품을 계속 만들어야 했기 때문에 150억 원 적자라는 엄청난 손실을 입었다”고 털어놨다. 올 3월 대표에 취임한 이 사장은 1983년 대상(옛 미원)에 입사한 후 총무팀장, 경영지원본부장 등 관리, 인사업무를 주로 맡아왔다. 이 사장은 “김치만큼 항암, 항산화 기능이 입증된 식품도 드물다”며 “한국의 우수한 식품을 알리기 위해 해외시장 확대라는 목표만 보고 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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