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 ‘삼성 불패론’ 주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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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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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단지 인근 분양 잇따라… 최근 경기침체로 청약률 뚝

‘삼성만 따라가면 돈이 보인다.’

부동산 시장에서 삼성그룹 입주와 관련된 호재는 ‘대어(大魚)급’이다. 지난해 말부터 삼성이 잇달아 산업단지 신규 조성 또는 시설 증설 계획을 밝힌 경기 화성시 동탄, 평택시 고덕국제화지구, 인천 송도, 수원시 영통지구 일대 부동산 시장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이유다.

이런 호재에 맞춰 각 건설사는 올 초부터 인근 지역에서 신규 분양 물량을 쏟아내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번지에 따르면 동탄, 고덕, 송도, 영통 등에서 이른바 ‘삼성벨트’ 배후 주거지역이라는 특성을 홍보하며 올 초부터 연말까지 분양에 나선 아파트는 총 26개 단지 2만7849채(일반분양 2만6465채)로 지역 개발 호재에 따라 서둘러 분양 채비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3일 본보기집(모델하우스)을 여는 동부건설의 용인 ‘영덕역 센트레빌’은 수원 영통의 삼성디지털시티와 약 1.7km 떨어진 배후 지역이라는 점을 집중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이 업체 관계자는 “삼성디지털시티에 다니는 직장인들이 주로 자전거를 타고 다닌다는 점을 고려해 ‘자전거로 10분 거리’임을 내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디지털시티 내에는 삼성전자연구소 ‘R5’가 2013년 완공되면 1만여 명의 신규 연구 인력이 입주할 예정이다. 이를 내세우며 5월 말 분양에 나섰던 ‘래미안 영통 마크원’은 평균 0.93 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플랜트 및 연구단지 조성 발표와 함께 관심이 집중된 인천 송도에서 지난달 말 분양에 나선 포스코건설 ‘송도 더샵 그린스퀘어’는 분양 1주일 만에 59.1%의 계약률을 달성했다. 두 업체 관계자는 “침체된 시장을 고려할 때 ‘선방’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삼성전자가 평택시 고덕국제신도시 내 산업시설용지 395만 m²에 태양전지, 의료기기 등 미래 전략사업을 추진한다고 발표한 이후 평택의 아파트 값은 최근 들어 지난해 말 대비 1000만∼2000만 원 상승했다.

그러나 ‘삼성 불패론’은 수도권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금이 가고 있다고 부동산업계 전문가들은 말한다. 삼성 직원들의 투자수요를 기대했던 ‘래미안 영통 마크원’도 이들이 아파트 구입을 망설여 예상보다 성적이 부진했고, 평택에서 분양에 나섰던 아파트들도 모집 가구 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청약률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이 입주했거나 조성 중인 산업단지 인근은 주요 나들목과의 접근성 등 입지가 좋아 투자심리 상승과 함께 열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김현아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경기가 좋았던 때에 비해 속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선진국이 될수록 직주근접성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삼성 효과’가 빛을 발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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