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하락에 환헤지 펀드 신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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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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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율과 해외펀드 전략

원-달러 환율이 1100원 선이 무너진 이후 하락(원화는 강세) 추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7일 소폭 반등하는 양상이 펼쳐졌다. 원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해외펀드 환헤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 똑같은 펀드라도 원화 강세 때는 환율을 고정한 환헤지 펀드의 수익률이 훨씬 앞선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원-달러 환율이 1100원 선이 무너진 이후 하락(원화는 강세) 추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7일 소폭 반등하는 양상이 펼쳐졌다. 원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해외펀드 환헤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 똑같은 펀드라도 원화 강세 때는 환율을 고정한 환헤지 펀드의 수익률이 훨씬 앞선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홍콩 증시에 투자하는 ‘삼성 그레이트 차이나1’ 펀드는 최근 10개월간 수익률이 30%에 육박한다. 반면 같은 기간 ‘삼성 그레이트 차이나2’ 펀드는 그 절반에 못 미치는 14%의 수익을 냈다. 투자 대상이나 운용 스타일이 달라서일까. 아니다. 환 위험 회피(환헤지) 유무를 제외하고 두 펀드는 똑같다. 10개월간 원-달러 환율이 꾸준히 하락하면서(원화가치는 강세) 환율을 고정한 환헤지 펀드인 1펀드가 2배 높은 성과를 냈다. 하지만 환율이 급등했던 2008년엔 사정이 다르다. 환헤지를 하지 않아 환율 변동에 노출된 2펀드의 수익률이 2배 가까이 앞섰다.

원-달러 환율이 31개월 만에 최저치를 경신하며 하락세를 이어가자 해외펀드의 환헤지 변수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정부가 물가 안정을 위해 원화 강세를 용인한 만큼 점진적인 환율 하락이 계속될 것으로 보여 해외펀드 투자자는 환헤지에 관심을 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하지만 3년 이상 장기 투자자들은 환헤지를 하지 않는 게 좋다는 분석도 나온다.

○ 환헤지에 따라 수익률 2배 이상 차이


7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이 운용순자산 1억 원 이상으로 환헤지를 선택할 수 있는 해외 주식형펀드 40개를 분석한 결과 환율이 1253.30원(작년 5월 26일)에서 1086.60원(올해 4월 4일)으로 하락하는 동안 환헤지 펀드 수익률은 환노출형보다 평균 11%포인트 높았다. 환헤지를 한 ‘블랙록 월드광업주’는 수익률이 48.76%인 반면에 헤지를 하지 않은 펀드는 32.76%에 그쳤다. 해외펀드는 펀드가 투자한 기초자산의 상승으로 벌어들이는 수익과 환율 변동에 따른 환차익으로 수익이 정해지는데, 환노출형은 환율 하락으로 환차손이 발생해 펀드 수익을 깎아먹은 것이다.

반면에 환율이 936.90원(2008년 1월 2일)에서 1534.00원(2009년 2월 27일)으로 올랐을 땐 환노출 펀드 수익률이 평균 34%포인트 높았다. 환헤지한 ‘프랭클린템플턴 재팬’ 수익률은 ―60.10%인 반면에 환노출형은 ―20.46%로 선방했다.

일본 펀드를 제외한 대부분 해외펀드는 1차적으로 원화를 미국 달러화로 바꿀 때 헤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고 달러를 다시 중국 위안화 등 현지 통화로 바꿀 때는 헤지를 하지 않아 투자자는 원-달러 환율 추이를 주목해야 한다. 결국 달러 대비 원화 강세 때는 환헤지하는 게 유리하고 약세 때는 헤지하지 않는 것이 낫다. 송진용 미래에셋자산운용 해외펀드운용팀장은 “성장성 높은 신흥국에 투자한다면 달러에 대해 환헤지를 해 원화 강세로 인한 수익과 현지 통화 강세로 인한 수익을 함께 가져갈 수 있다”고 말했다.

○ 장기 투자 때는 환헤지 않는 게 유리


하지만 환헤지가 리스크를 줄인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3년 이상 장기 투자 때는 환헤지를 하지 않는 게 좋다는 지적에도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한창훈 삼성자산운용 상품개발팀 과장은 “환헤지할 때 연간 펀드 순자산의 1% 정도 비용이 발생하는데 장기 투자자에겐 부담”이라고 꼬집었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세계 주요 국가의 주가가 상승할 때 환율은 하락한다”며 “주가 수익률과 환율 상관관계가 마이너스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분산투자 차원에서 환헤지를 하지 않는 게 위험을 줄이고 수익률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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